[제작기] CBS <한일관계, 새로운 미래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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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래 ‘희망의 싹’을 보다

|contsmark0|이광조 cbs 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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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교토, 마에즈루, 도쿄, 오키나와, 히로시마, 마쓰야마, 에히메, 고베를 거쳐 다시 오사카로. 늘 그렇지만 짧은 시간과 부족한 예산 덕에 취재 기간 내내 피로에 시달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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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꽉 짜인 일정 속에서도 피곤함을 잊을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스스로의 편견을 깨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싹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 희망의 근거는 역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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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이 인간사회의 지배원리로 당연시 되던 제국의 시대에 이등민족으로 멸시받던 조선 사람들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변호사 후세 다쓰지, 박정희와 전두환으로 이어진 군사독재 시절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쌈짓돈을 털어 지구를 두 바퀴나 돌았던 소설가 오다 마코토, 광주항쟁의 진상을 전 세계에 알린 마이니치 방송의 프로듀서 니시무라 히데키, 우키시마 호의 참상을 잊지 않기 위해 동상과 기념비를 세운 교사 스나가와 요에, 아시아 스완 여성 노동자들의 일본 방문 투쟁을 지원했던 여성운동가 나가히사 무츠코, 감옥에 갇힌 한국의 민주화운동가들을 지원했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쓰네나리 여사, 재일 코리안의 인권과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일해 온 변호사 소라노와 나카키타, 감옥에 갇힌 재일 코리안 친구를 살리기 위해 현해탄을 넘나들며 구명운동을 벌인 교사 이시이, 경북 영양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한을 달래기 위한 비석을 세운 조각가 긴조 미노루, 일본 기독교계에서 제일 먼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를 추진했던 시게루 요시마츠 목사, 군사독재 시절의 한국을 연상케 하는 반북 분위기 속에서도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아리모토 칸메이, 에히메 현에서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을 막기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서점 주인 오쿠무라 에츠오…. 하나같이 다시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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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몰염치한 국가, 군국주의의 부활이 우려되는 일본. 우리가 늘 불신하고 경계하는 나라, 일본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또 다른’ 일본이 있었다. 전태일의 죽음과 광주의 참상을 보고 쌈짓돈을 털어 한국 민주화 지원운동에 참여했던 그들은 모두 교사와 노동자,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일본 사회의 급격한 보수 우경화 흐름 속에서도 아시와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이들의 땀과 정성을 빼놓고 한국의 민주화를 얘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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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30여년 동안 우리는 이들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공화당과 민정당의 국회의원들이 천황제를 찬양하는 일본의 보수 정치인들과 한일의원연맹을 결성해 어울리는 동안 한국과 일본 양심세력은 서로 격리된 채 손을 잡지 못했다. 그 뿐인가. 그동안 우리는 독재자들이 씌운 색안경을 통해 일본의 양심세력을 ‘빨갱이’로 치부했고 축구와 레슬링을 통해 ‘쪽바리’들에 대한 분노와 한을 해소하는데 머물렀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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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을 향해 많은 사람들이 독일을 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정작 독일과 일본이 왜 다른 길을 걸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내놓는 사람은 드물다. 답은 단순하다. 사회민주당이 없었다면 독일이 과거청산의 모범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었겠는가. 일본은 그러질 못했고 전쟁 세력이 다시 권좌에 올랐다. 야스쿠니에 걸려 있는 2차 대전 종전 이후 세계지도에 신생독립국으로 표시조차 돼 있지 않은 대한민국은 반공을 앞세워 그 전쟁 책임세력과 손을 잡았고 그 후과는 오늘 부메랑이 되어 후쇼샤 교과서와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오늘 우리는 민족의 이익을 위태롭게 만든 색안경의 마력에서 벗어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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