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KBS는 현업중심의 구조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상태바
<성명서> KBS는 현업중심의 구조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 승인 1998.12.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방송제작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촉발된 뉴미디어 주도의 방송환경 급변이 풍문처럼 떠돌던 것이 몇 년 전부터의 일인데, 지금의 상황은 풍문이 아니라 급박한 현실로 닥치고 있다. 다름 아닌 구조조정이다. imf 이후 피할 수 없는 전제조건으로 인식되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구조조정의 방향이 제대로가 아니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사는 좋은 프로그램과 보도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것을 본연의 임무로 삼는다. 방송사의 구조는 프로그램의 생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어내고, 제품의 질을 높이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방송사 구조조정은 일 중심, 현업 중심의 조정이어야 한다. 지난 주말 발표된 kbs의 구조조정안을 접하며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안의 내용은 인력감축과 임금삭감을 주로 하고 있고, 그 동안 설이 난무했던 기구조정은 tv본부와 라디오본부를 합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tv본부와 라디오본부가 방송본부로 통합되어 kbs의 제작풍토가 개선된다면 아무런 문제를 삼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kbs의 라디오본부 하나가 없어졌다고 해서 문제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1실 2본부니 몇 센터니 하는 논의들이 밀실 속의 의사결정구조에 의해 이루어지고, 가장 약해 보이는 기구 하나만 축소시키는 미봉책으로 마감한 저간의 고약한 의사결정방식을 탓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알맹이가 방송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장 예상되는 외부의 눈초리와 내부의 반발을 적당히 무마하려는 소극적 회피책이라는 점을 탓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은 인원 줄이고 임금 깎는 문제를 넘어서서 지속 가능한 제작구조의 체질개선에 이르러야 한다. 구조조정의 최우선과제를 프로그램, 뉴스의 품질향상에 두어야 한다. 이는 오히려 외부의 눈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이룩해야 할 사항이다. 이왕 위기를 기회로 삼을 양이면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할 일이다. 역으로 발상하면 이것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방송사들이 살아남느냐 살아남지 못하느냐는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처방을 써야 한다.우리는 돌팔이에게 우리의 건강을 맡길 수 없는 것처럼, 방송의 앞길을 보지 못하는 보신적 수구 반개혁 세력에게 방송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kbs는 사소한 이해관계를 털어 버리고 무엇이 진정 방송을 살릴 것인가 하는 근본적 물음에 답할 수 있는 구조조정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관리중심의 조직이 현업중심의 조직으로 바뀌어야 방송을 살릴 수 있으며, 방송이 바로서야 이 나라가 살 수 있다.
|contsmark1|1998년 12월 8일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contsmark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