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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정보제공에 재미·감동까지 더해
MBC <느낌표> ‘산넘고 물건너’ 인기

|contsmark0|웃음을 전파하는 국가적 사명(?)을 띠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유익한 정보 제공에 눈물과 감동까지 주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예능프로그램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대학병원과 성공적인 접목을 한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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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느낌표>(연출 김유곤, 이민호)의 새 코너 ‘산넘고 물건너’는 병원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의료 소외자들을 위해 제작진과 서울 아산병원 무료진료팀, 경희의료원 양한방팀이 건강검진 버스를 타고 오지마을을 찾아간다. 이 코너는 독거노인들의 가슴 절절한 사연과 의료현실의 높은 장벽을 감성적으로 호소하며 매회 20%(닐슨미디어리서치 제공)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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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유곤pd는 “‘산넘고 물건너’는 예능프로그램이면서도 공익적 위치를 확보한 독특한 케이스“라며 “여타 건강정보 프로그램들의 화두인 ‘웰빙’이 아닌 이웃들의 ‘생존’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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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의료에만 포커스를 맞추지는 않았다. 김유곤 pd는 “안타깝고 무거운 주제를 예능프로그램으로 만들다보니 고민이 많지만 시골 어르신들의 삶 자체가 워낙 웃음과 슬픔, 재미와 진솔함 등 감동적 요소가 버무려져 있어 결국은, 삶의 이야기”라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러브하우스’가 소외계층에게 결여된 ‘집’을 마련해준 것처럼 우리는 그들에게 결여된 ‘건강’을 채워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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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용만의 tv종합병원> kbs2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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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고 물건너’가 ‘휴먼 메디컬’ 성격이 짙다면 sbs <김용만의 tv종합병원>(연출 김상배)과 kbs 2tv <비타민>(연출 김호상, 이동희, 윤고운)은 연예인과 전문가를 함께 내세워 건강과 웰빙에 좀 더 편하고 친숙하게 접근한 ‘정보성 예능프로그램’이다. <김용만의 tv 종합병원>은 연예인들의 종합검진을 통해 그들의 예상수명을 알아보고, 수명연장을 위한 방법제시 통해 시청자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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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위해 연예인들이 1박2일 병원에 입원해 종합검진을 받는 등 철저하게 준비한다”며 “연예인들의 수명을 알아보는 등 오락적 즐거움도 포기하지 않지만 단순한 예능 성격 뿐 아니라 시청 후 뭔가 ‘남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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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방송참여는 홍보효과 노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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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영향이 큰 만큼 방송을 만드는 데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산넘고 물건너’에 서울아산병원과 격주로 참여중인 경희의료원은 프로그램을 위해 올 초 별도의 홍보 예산을 마련해 의료진을 구성하고 무료검진 버스를 새롭게 단장하는 등 노인을 위한 한방병원, 대학병원의 이미지 제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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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홍보팀은 “대학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이 홍보에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것은 모든 의료인이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무료검진 방송 참여는 의료봉사의 개념으로 병원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뿐 새 환자 창출은 미비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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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각 방송사의 의료관련 프로그램에 동참하기 위한 대형병원의 물밑경쟁은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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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의 한 작가는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몇몇 대학병원에서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이에 제작진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고생한 2개 병원과의 의리와 의료진의 책임감, 노하우 등을 고려해 타 병원의 참여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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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한 외과 전문의는 “대학병원의 방송참여는 대부분 홍보효과를 노린다고 봐야 한다”며 “의학 정보프로그램을 이용해 소수의 비양심적인 의료인들이 상업적으로 의료 행위를 부채질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매스컴을 통해 각종 의학정보를 전달할 때는 상식과 흥미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정보를 내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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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는 하나 더 있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여부다. 지난해 말 종방한, mbc <느낌표> ‘산넘고 물건너’의 전 코너였던 ‘눈을 떠요’ 역시 오락과 의료가 결합한 사례였다. 방송 1년여 동안 각막 이식수술을 통해 시각장애인 23명이 시력을 되찾았다. 국내 장기기증의 물결도 만들어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방송이 나간 지난해 각막이식 기증자는 모두 131명으로 전년도 84명에 비해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종방 후 올해는 58명 (5월말 기준)으로 하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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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종영 후 각막이식 기증자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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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요’와 함께 프로젝트를 맡았던 가톨릭의료원 안과 김재호 교수는 “‘눈을 떠요’가 각막이식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종방 후 장기이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식어 아쉽다”며 “방송이 병원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일회성 콘텐츠가 아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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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곤pd는 “6개월 방송하면 20개 마을을 가는데 이를 모으면 여지껏 정부에서도 만들지 못했던 ‘농촌 건강 보고서’를 만들 수 있어 방송 후에도 오지의 어르신들이 보건소 등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데 도음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방송의 한계는 한계로써 알아줬으면 좋겠다. 방송이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후에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은 정부의 몫일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감동적이거나 교훈적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소외계층의 건강에 쉽게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도, 예능프로그램 소재의 다양화 측면에서도 ‘산넘고 물건너’ 같은 시도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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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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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신 시도하는 의료 교양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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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성 강화·미스터리 기법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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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프로그램이 의학정보를 제공한지는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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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bs 장수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과 <사랑의 리퀘스트>, sbs <건강스페셜>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mbc <닥터스>가 대표적 의학 관련 교양프로그램이다. 4년6개월의 대장정 끝에 지난해 10월 종영한 kbs <병원24시>는 아직도 시청자들의 가슴에 울림으로 남아있다. 레지던트 3년차 의사의 “저와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는 종반 코멘트는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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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랑의 리퀘스트>(연출 이달현 오정근 고원석)는 지난 97년 첫 방송 이후 8년간 장수기록과 더불어 500억 원의 기부문화 조성이라는 새로운 의료교양 코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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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연출 정형면 박소연 안진백)은 장애와 희귀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아와 가난 때문에 아이의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가정을 선정, 방송 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솔루션 다큐멘터리다. 의료진과 사회복지 전문가, 경제전문가, ngo, 보건복지부 실무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솔루션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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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첫방송을 한 mbc <닥터스>(연출 김진만, 임정아)는 24시간 생과 사를 넘나드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무대로 의료진들의 노력을 담은 새 의학정보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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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에 카메라를 비추는 것 자체는 새로울 게 없다. 그러나 리얼리티와 미스터리 기법을 결합한 독특한 구성으로 기존 의학정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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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꼬박 1주일을 머물면서 cctv 17대와 방송카메라를 통해 응급실의 실제 상황을 담는 제작진은 “우리가 평범한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는 건 불치의 병이나 갑작스런 사고 같은 예기치 않은 불행과 마주치게 되는 순간”이라며 “생사를 가르는 기로에 선 의료진의 힘겨운 노력은 시청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할 것이며 거기에 리얼리티 의료다큐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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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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