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따져보기]<연개소문>은 민족 자긍심을 빛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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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서기 645년, 당태종 이세민은 30만으로 고구려를 공격하지만 안시성에서 크게 패배하고 결국 고구려 원정을 포기한다. <연개소문> 1, 2회는 이 안시성 전투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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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논란이 제기됐다. 그 어떤 사서도 안시성 전투에 연개소문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기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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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적에 <연개소문>의 작가 이환경은 야사(野史)의 내용을 채택하긴 했지만 개연성이 있는 상상력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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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은 완벽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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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이나 사극에는 재미를 위해 종종 픽션이 동원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픽션은 역사에 비추어볼 때 개연성을 확보해야 이해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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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개소문>의 경우, ‘잃어버린 역사 연개소문’이 드라마의 설정에 힘을 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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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개소문>이 드러낸 문제점은 역사와 다른 그 설정이 아니었다. 작가의 말처럼 고구려와 당이 벌인 전쟁은 국가 간의 전면전(total war)이자 국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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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쟁에서 한 국가의 수장이 전투의 최전선에서 혈혈단신으로 적장들과 단기일전을 벌여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전문적인 군사지식의 차원이 아닌 상식 차원에서 납득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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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영웅 연개소문의 완벽함에 대한 작가의 강조는 마치 잘난 자녀를 둔 팔불출 학부형처럼 도를 지나치고 있어 오히려 우스꽝스럽기조차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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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영웅을 통해 ‘민족의 자긍심’을 선보이겠다는 작가의 의도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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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난 극복과 같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 피어나는 민족적 자긍심은 사극의 주요 흥행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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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 2회에서 무엇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전쟁 영웅 연개소문이 펼쳐내는 무용담은 이것이 국가 간의 전면전쟁인지 이세민과 연개소문의 일대일 대결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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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시성주 양만춘, 온사문을 비롯해 당과 전쟁을 벌인 고구려 병사들은 그저 영웅 연개소문의 활약을 돋보이게 해주는 배경으로 치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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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연개소문>의 문제점은 연개소문이 안시성에서 싸웠다는 것이 아니라 개연성 있는 스토리를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동의를 구해야 할 부분인 ‘민족적 자긍심’을 거의 초인에 가까운 ‘연개소문’ 단 한 사람을 통해 일방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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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적 자긍심 일방적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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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역사를 개인 혹은 소수의 영웅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편협하며 위험하다. 표현방식 또한 군담 소설의 영웅담을 답습한 흥행요소들의 반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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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런 구태의연한 영웅담 속에서 민족의 자긍심이 제대로 그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빛바랜 자민족중심주의가 공허하게 메아리칠지 의문이 드는 1,2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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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 택/매거진 ‘드라마틱’ 사극 전문 기자|contsmark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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