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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진 시청자센터장, 보직사퇴 기자회견 자청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 ‘줄서기’ 논란에 휩싸였던 차갑진 KBS 시청자센터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연주 KBS 사장을 겨냥해 적자 경영과 편파 방송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차 센터장은 기자들에게  “시청자센터장 직을 오늘부로 사퇴하고 KBS의 공정방송을 위해 팀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 차갑진 KBS 시청자센터장

차 센터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KBS내부에서는 “정년퇴임을 6개월 남짓 앞두고 본격적으로 특정 정당에 치우친 정치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차갑진 시청자센터장은 강동순 방송위원의 녹취록 파문에 연루된 윤명식 KBS PD가 위원장으로 있는 KBS 공정방송노조원이다. 그는 윤 PD와 함께 공정방송노조의 전신인  직장발전협의회에서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다. 특히 공정방송노조는 반 정연주를 내세우며 ‘흠집내기’와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편파시비를 제기했다.

실제로 차 센터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배포한 4쪽짜리 사퇴의 변에는 “특정 정당의 후보에게 KBS는 편파적”이라며 ‘정연주 사장과 KBS 방송’을 정조준했다.

차 센터장은 “공사 안팎에선 작금의 편파 방송이 광기를 띄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정 후보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고자 겨냥한 아이템, 제목, 커트, 화면 구도를 배치한 반면, 여권의 유력 후보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인상을 주려는 아이템, 제족, 커트, 화면 구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줄서기를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차 센터장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관련 의혹으로 불거진 ‘BBK’와 ‘김경준 씨’를 다룬 〈미디어포커스〉,〈시사기획 쌈〉 등을 KBS 편파방송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그는 “‘희대의 사기꾼’ 김경준이 국내로 송환된 때부터 편파방송 비판이 비등점을 치닫게 하고 있다”며 “김경준 씨가 공항에 들어오는 날 KBS 중계차를 공항까지 동원해 여과 없이 방송하고 〈미디어 포커스〉, 시사기획〈쌈〉 등에서 김경준 씨에 대해 방송한 점은 편파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군사 정권 이래 대선 때마다 ‘편파 방송 주역’으로 비판 받아온 역사적 치욕을 정연주 체제 하에서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며 “본인은 이 문제를 임원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지적했으나, 사장은 이를 시정하기는커녕 거꾸로 본인이 협박받는 상황을 방치하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차 센터장은 ▲ 정 사장의 4년 적자 경영 ▲ 정 사장의 탈세  ▲ 자신에 대한 특별 감사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차 센터장은 그 동안 KBS 안팎에서 비판받아온 ‘한나라당 줄서기’는 “의례적인 활동”으로 일축했다.

그는 “최근 수신료 인상을 위한 충정에서 공사를 방문하는 유력 정치인 중 평소 안면 있던 인사에게 수신료 인상을 당부한 것을 두고, 일부 사장 추종세력들은 일부 매체를 동원해 당사자의 해명조차 듣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유력 정치인에게 줄서기를 한다’는 둥 본인의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며 “공사의 임원, 특히 대외 특임본부나 정책기획센터의 경우 상하 직원들이 여야 정치인의 방을 직접 방문하거나 식사 자리를 마련해 수신료 인상을 당부해 왔고 시청자 센터도 마찬가지”라고 줄서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달 21일 이명박 후보 TV토론회을 비롯해 이 후보 연설 방송 등에 얼굴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도 “평소 아는 분이니 까 시청자센터장으로서 호스트 역할을 하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한 마디 한 것”이라고 답했다.

▲ 이 날 기자회견장에는 윤명식 KBS 공정방송노조 공동위원장(사진 가운데)이 배석해 눈에 띄었다. 윤 위원장은 “차 센터장이 공정방송노조원이기 때문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치행보를 비판한 10일 KBS 노조 성명에 대해서도 차 센터장은 “노조의 성명과 오늘의 기자회견은 별개 사항”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 센터장의 태도는 10일 노조가 밝힌 성명과는 대치되는 입장으로 당시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차 센터장은 “대선이라는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을 시인하고 “앞으로 처신에 조심하겠다”고 사과해 이틀 만에 ‘말바꾸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 센터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KBS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KBS의 한 관계자는 “정년퇴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KBS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듯한 보직 사퇴는 일종의 ‘쇼’같다”며 “기자회견까지 열어 보직 사퇴를 천명하지 않아도 KBS 사규상 차 센터장은 보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윤명식 KBS 공정노동조합 공동위원장이 함께 배석했다. 윤 KBS 공정노조 위원장은 “차갑진 시청자센터장이 공정노조원이기 때문에 참석하게 됐다”며 “차 센터장의 입장발표와는 별개로 공정노조에서도 정연주 사장의 정파성에 대해 지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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