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를 독식하면 발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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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영기 한국독립PD협회장

한국독립PD협회는 지난 19일 제3차 정기총회에서 방송사의 일방적인 제작비 삭감과 비현실적인 외주제작비의 책정, 방송사의 저작권 독점 등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경계가 아닌 중심으로 서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제작환경 개선 작업을 위한 독립PD협회의 향후 계획 등을 최영기 회장에게 들어보았다.

▲ 최영기 한국독립PD협회장
- ‘워낭소리’의 흥행이 시사한 바는.
“비제도권 PD들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는 뜻의 인터넷 함축어)이었던 독립PD가 고유명사처럼 됐다. 지금까지 구조는 방송으로만 국한돼 있었다. 모든 권리를 양도하더라도 방송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독립PD들 사이에 있었는데 그걸 깨트렸다.”

- 운이 좋았던 경우라고 보지 않나.
“물론 그런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충렬 PD 본인 스스로 ‘로또’라고 말할 정도로 의외의 결과였다. 그러나 독립다큐멘터리의 지평이 넓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 독립다큐멘터리의 장점은.
“수십억원을 투자한 방송사 내부제작 다큐멘터리도 물론 있어야 한다. 독립PD들은 고속촬영이나 고공촬영 등 방송사 내부의 인프라를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방송사 인력구조 속에서 제작할 수 없는 다큐멘터리도 있다. <워낭소리>는 물론이고 지난해 한국PD대상에서 독립제작부문 수상작인 <들꽃처럼 두 여자 이야기>도 촬영기간만 5년 걸렸다. 물론 5년 내내 그 한 작품만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방송사 내부 인력이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다.”

- 저작권을 확보할 경우 수익이 보장되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러나 방송편성 하나만으로 모든 권리를 방송사가 갖는 건 독식이다. 콘텐츠는 유통돼야 하는데 외주프로그램의 경우 그런 마켓구조가 없다. 방송사들이 저작권을 갖고도 재활용하지 않는다. 원본테이프까지 저작권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재활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 독립PD들의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 계획은.
“파이를 독식하면 발전은 없다.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 제작비 현실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작권이라도 갖자는 분위기가 독립PD들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저작권 문제를 독립PD협회의 중심과제로 가져가고, 앞으로 독립PD들의 제작물이 다양한 유통경로를 거칠 수 있도록 힘을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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