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삼성 백혈병 논란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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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성 ‘백혈병 노동자’ 인권 지키는 이종란 노무사

▲ 이종란 노무사. ⓒ반올림 제공
2007년 6월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면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의 싸움도 시작됐다. 반올림은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집단 산재 신청을 근로복지공단이 불승인하자 지난해 1월부터 불승인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반올림 활동가이자 노무사로 활약 중인 이종란씨는 “피고는 근로복지공단인데 실상은 피고 보조 참가인인 삼성과의 싸움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투병 끝에 백혈병으로 숨진 고 박지연씨는 이종란 노무사의 친구였다. 이 씨는 20대 꽃다운 나이에 산업재해를 인정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친구를 잊을 수 없다. 지난 달 31일 박지연 씨 추모 1주기 집회가 열렸던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그녀를 만났다.

이 씨는 “피해자 대부분이 삼성전자 생산라인에 있는 젊은 분들로 구형라인에서 수동 작업을 했다”며 “상식적으로는 산업재해가 명백한데 법률적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라 전했다.

이 씨가 보기에 언론은 삼성 백혈병 논란을 ‘방치’하고 있다. “(방송사에서) 찍어가고 안 내보내는 경우가 번번이 있었다. 삼성 백혈병 문제는 국민적으로 인식된 문제이지만 천안함 보도의 10분 1, 일본 원전 보도의 100분의 1수준도 안 나오고 있다. 시민들이 원전에 의한 방사능 노출이 갖는 끔찍한 공포에 주목하고 있지만 이미 삼성에는 방사능 공포가 존재하고 있다. 이 사실을 삼성은 감추고 언론은 방치하고 있다.”

이 씨는 언론이 삼성공장에서 유대인 학살에서 쓰였던 독가스를 쓰고 있는 점이나 반도체공장에서 신경독성, 생식독성, 면역계 이상을 일으키는 물질 등이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학계의 지적 등을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인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전자산업에 대해 안전한 국제노동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전 세계 NGO들의 노력으로 UN에서 세계적으로 통용 가능한 ‘화학물질사용과 관련한 기준 권고안’을 만들고 있다. 이 노무사는 “삼성공화국의 감시체계 속에서 언론인이 길들여지는 것 같다”며 삼성 백혈병 이슈에 대한 공정하고 적극적인 보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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