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마리텔’ 인터넷 방송보다 더 재밌는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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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통한 소통·패러디로 예능 프로그램 편집 묘미 살려

“인터넷과 지상파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기획의도 아래 인터넷 생방송과 지상파 TV라는 두 가지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생방송이 갖는 ‘리얼함’과 채팅창을 통한 ‘소통’의 재미 외에도 본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CG와 자막이 불러오는 ‘편집’이 갖는 묘미에 입소문을 타고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관련 인터뷰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박진경 PD]

▲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방송 중에는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이뤄지는데, 본방송에서는 재밌는 채팅을 모아 자막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 생방송이 갖는 재미를 본방송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화면캡처

특히 이미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녹화분량 전체가 공개됐음에도 TV를 통해 방송되는 <마리텔> 본방송이 인터넷 생방송만큼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인터넷 방송의 재미를 본방송에 잘 담아낸 것은 물론 <마리텔>의 주 시청층이자 주 참여층이라 할 수 있는 10~30대 젊은 세대들을 제대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PD가 ‘덕후’(한 가지에 과도하게 열광하는 사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마리텔>은 인터넷 생방송과 지상파 본방송(편집방송)으로 동시에 시청자(네티즌)에게 노출되는데, 생방송의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채팅, 즉 ‘소통’이다.

제작진은 이 소통의 재미를 본방송에 담아내면서, 시청자가 TV을 통해서도 인터넷적인 즐거움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채팅창에 올라온 눈에 띄는, 즉 ‘드립력’(애드리브+力의 합성어) 넘치는 채팅들을 골라 자막으로 활용하고 있다.

채팅 내용과 함께 자막에 ‘노잼(재미없다는 뜻)’, ‘꿀잼(재미있다는 뜻)’, ‘갓종원’(갓+사람이름, 갓(God)은 극찬의 의미) 등 젊은 층에게 익숙한 인터넷 용어는 물론 자막에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사용되는 해시태그(#, 사용자가 원하는 주제의 검색을 편리하게 돕는 기능)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 같은 자막은 시청자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 제작진의 이른바 '드립'(애드리브)가 넘치는 자막. ⓒ화면캡처

<마리텔> 본방송의 또 하나의 흥행요소는 바로 ‘CG’다. <마리텔>하면 이른바 ‘약빤 CG’(약을 먹고 만든 것만큼 무척 잘 만들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를 빼놓을 수 없는데, <마리텔> 본방송이 나가고 난 후 방송 캡처화면이 인터넷과 SNS를 떠돌며 회자되는 것을 볼 수 있다.

CG는 방송 중간 상황에 맞춰 출연진과 특정 화면에 ‘드립’(애드리브) 넘치는 내용이 담긴 자막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23일 방송에서 셰프 백종원이 주방이 아닌 옥상으로 쫓겨난 상황을 전하면서 ‘비록 그곳이 옥상일지라도 우리는 한팀이니까’라는 자막과 함께 사람들이 MBC 건물을 기어오르는 CG를 내보내는가 하면, ‘기미작가’(기미상궁+작가)로 불리는 <마리텔> 작가의 시식 장면을 CG 처리해서 ‘기미작가 CG 모음집’이 생겨날 정도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마리텔>은 CG와 자막 외에도 움짤(‘움직이는 짤림 방지용 사진’의 줄임말로 게시물을 올릴 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만든 간단한 움직이는 사진)이라든지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요소를 사용해 해당 콘텐츠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발견’의 재미까지 던져주고 있다. 예로 미스 마리테 서유리가 ‘스피드 웨건’(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 속 인물)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하는가 하면, 기미작가 CG에 애니메이션 <요리왕 비룡>에 나오는 ‘美味(미미, 매우 뛰어난 맛)’라는 말과 배경음악을 사용하기도 했다.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본방송의 흥행 요소 중 하나인 CG. 사진은 '기미작가'(기미상궁+작가)로 불리는 <마리텔> 작가가 백종원이 만든 음식을 먹고 난 후 표정과 행동을 제작진이 CG 처리한 것. ⓒ화면캡처

지난 5월 9일 방송에서 작가가 백종원이 만든 파스타를 먹고 나서 엄지를 치켜드는 장면을 CG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축구선수 호날두, 가수 이수만 등이 엄지를 드는 장면을 움짤처럼 이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CG, 자막 등을 방송에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마리텔> 박진경 PD는 “본방송에서는 생방송과 달리 편집이 가미되니까 아무래도 우리가 원하는 포인트에 맞게 (채팅방에서) 적절한 말들을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며 “고르는 과정에서 재밌는 말이 보이거나 하면 그것 때문에 편집의 방향이 바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박 PD는 “그러나 MBC라는 지상파 방송을 통해 나가는 거라 CG나 자막 등을 사용할 때도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만든다”며 “그 안에서 아는 사람은 더 재밌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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