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농구장에 있는 축구선수 심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방위 대신 외통위 배정받은 언론계 비례대표 추혜선 의원, 국회 농성 돌입

언론 전문성을 인정받아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추혜선 의원이 지난 13일 방송‧언론 관련 상임위원회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이하 외통위)를 배정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 의원이 14일부터 국회 본청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관련기사: 언론계 비례대표 추혜선 의원, 외통위 배정 논란)

추혜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의 농성 돌입에 앞서 “제 심정은 축구선수가 농구장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심정”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추 의원은 “비틀거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곧추 세우는 첫 걸음은 언론의 제자리 찾기, 방송의 정상화로 시작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이는 20년 언론운동을 해온 저를 지탱한 가장 큰 원칙으로, 이를 위해 (제가) 미방위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자신을 외통위가 아닌 미방위로 배정해 줄 것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추 의원은 미방위 배정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 추혜선 정의당 의원(왼쪽 두번째)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비례대표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열고 있다. 정의당 비례대표인 추 의원은 미디어 분야 전문가로 정의당에 영입 돼 국회 미방위원에 지원했으나 상임위 배분 결과 외통위로 배정받았다. ⓒ뉴스1

정의당 원내지도부조차 사전에 추 의원의 외통위 배정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언론계에서도 일련의 상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미방위가 ‘비인기 상임위’로 평가절하되고, 지원자가 없어 전문성 없는 인물까지 충원하는 마당에 ‘언론 전문성’을 평가받아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인사를 미방위에서 배제한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짓밟고, 언론시민사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반드시 재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교섭단체를 구성한 거대 여야에서 찾았다. 원구성 협상에서 여야 3당이 인기 상임위의 위원정수를 늘리고 비인기 상임위의 위원정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인기 상임위에 자신들의 몫을 늘렸고, 결국 그에 따른 피해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감당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같은 와중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전문 상임위에 배정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추 의원은 지적했다.

추 의원은 “이 문제는 출발선에 서 있는 20대 국회가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할 문제”라며 “국회의장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거듭 요청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교섭단체인 여야 3당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잘못 만들어 전문성 있는 의원이 전혀 엉뚱한 곳으로 쫓겨나는 상황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 국회엔) 교섭단체들의 기득권만 난무하다”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어 “아무런 이유 없이, 근거 없이, 명분 없이 국민의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을 마치 외딴섬에 유배 시키듯 상임위에 배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정의당 의원단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추 의원의 외통위 배정과 관련해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을 마치고 노회찬 원내대표는 “(정세균 의장은) 국회의원 모두 더 일을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각 당 교섭단체 대표들에게도 이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