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성원들이 말하는 ‘공범자들’, 지금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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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구성원들이 말하는 ‘공범자들’, 지금 봐야 하는 이유
"언젠가 MBC 추석 특선 영화로 만나고 싶다"
  • 이혜승 기자
  • 승인 2017.08.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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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자들’은 늘 웃고, 뻔뻔하고, 희생자들은 늘 울고, 부르짖고...”

영화의 모든 순간에 이들이 있다. '공범자들'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자 희생자였던 이들은 '공범자들'의 만행이 아직도 '현재진행중'이기 때문에 영화를 쉽게 볼 수 없었다고 한숨짓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는 동안 언론이 권력에 의해 어떻게 탄압받았고, 누가 언론탄압에 부역했는지,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언론인들이 어떻게 저항해왔는지를 그린 영화 <공범자들>(감독 최승호)이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공범자들>이 부천국제영화제 상영에 이어 전국 각지에서 시사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MBC 구성원들은 이 영화를 어떤 마음으로 봤는지 들어봤다.

▲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 로비에서 MBC 43개 직능단체가 실시한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퇴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언론노조

▷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지난 9년 언론자유는 무너졌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언론 자유를 보장한 헌법 21조와 방송 독립, 공정 방송을 명시한 방송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습니다. 헌법과 법률은 방송 종사자들에게 공정방송의 의무를 부과했습니다. 많은 종사자들이 그 의무를 지키려다 해고, 중징계, 유배됐습니다. <공범자들>은 이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한 기록물이 아닙니다. 최승호 피디 자신이 해직 언론인으로서 내놓은 다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헌법과 법률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를 끝까지 완수하겠습니다. 부역 언론인들을 쫓아내고,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MBC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장, 김한광 수석부위원장, 그리고 18개 지역MBC 지부장 중 16명이 2014년 5월 19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 좌측부터 이성주 MBC본부장과 김한광 수석부위원장의 모습. ⓒPD저널

▷ 이성주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이 영화는 부끄러운 현실을 말합니다. 거대한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고 지배하는 과정을 그 시작에서 정점까지 낱낱이 고발합니다. 코메디보다 더 코메디같은 인물이 등장하고 막장드라마보다 더 막장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픽션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모두 실명에 실제 존재하는 인물들입니다. 대역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사실 저는 보는 내내 영화에 몰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지금도 현재형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실'인 게,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두 번째는, 이 영화가 우리에게는 너무너무 중요한데, 과연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은 어떻게 생각하실 지 내내 조마조마했습니다. <공범자들>은 그동안 우리가 무언가 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을 해피앤딩으로 만들 때까지,  더 힘을 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입니다"

▲ 2012년 6월 7일 오후 MBC노조 파업집회에서 발언 중인 정영하 MBC노조위원장. ⓒ언론노조

▷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MBC 해직언론인)

"울다 웃다, 울다 웃다 했지만 시종일관 나를 누르는 감정은 분노였다. 언론을 전리품으로 여기는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완장질 제대로 하고 자리를 보전한 가해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가슴 한 구석에 기억들이 선명하게 터져 나왔다. 음악은 소장해도 영화는 소비하고 마는데 이 작품은 두고두고 꺼내볼 것 같다. 마봉춘, 고봉순으로 돌아가는 종결투쟁, 파이팅!!!"

▲ 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2012년 MBC 170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 이용마 전 MBC노조 홍보국장 (해직기자)

"후배들에게는 좀 아픈 시기 아닌가.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아픈 시기들을 담담하게 그려냈다는 것, 그런 점에 있어서 대단하다는 평가를 해주고 싶다. 어찌됐든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힘든 시기에 끊임없이 내부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는 것, 그걸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아무래도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평가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 2012년 MBC 170일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성호 해직기자(오른쪽) ⓒ언론노조 MBC본부

▷ 박성호 전 MBC 기자회장 (해직기자)

"‘나쁜 놈들 전성시대’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만큼 상당히 나쁜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

두 번을 봤다. 처음 보고는 화가 많이 났었고, 두 번째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해서 한 번 더 봤는데 감정은 비슷했다. 방송을 망친 ‘공범자들’은 늘 웃고, 뻔뻔하고, 그 희생자들은 늘 울고, 부르짖고 있다. 그게 대비가 돼서 ‘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인가’ 그런 것 때문에 화가 났다.

화난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동안 우리들이 “공영방송을 살려야 합니다” 부르짖던 것을 압축적으로 ‘그래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한 영화다. 예를 들면 작년 촛불시민들도 국정농단에 분노해서 화가 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나라를 바꿨지 않나. 방송농단이 어떻게 이뤄져왔는지가 소상하게 나오기 때문에, 공영방송 주인인 시민들이 상당히 화도 나고, 공영방송을 바꾸고자 하는 현장 언론인들의 노력에도 힘을 보태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봤다"

▲ 김범도 MBC 아나운서협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상암MBC 로비에서 경영진 퇴진 피켓 시위를 진행중이다. ⓒMBC PD협회

▷ 김범도 MBC 아나운서협회장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도 21세기 들어서는 선악의 경계가 촘촘해지는 추세인데 <공범자들>은 선악의 대결이 아주 선명하고 뚜렷하다. 영화에서는 언론탄압에 앞장섰던 다양한 악당들이 등장한다. 특히 웃기는 나쁜사람 김재철, 비겁하게 나쁜사람 안광한, 정말 나쁜사람 백종문, 음침한 나쁜사람 김장겸, 자기 자신과 세상을 기만하는 못난사람 고영주. 저마다의 악당 캐릭터로 혼신을 다한 이들의 모습에 7,80년대식 분노가 마구 솟구쳐 오른다. 여기에 강렬하게 대비되어 매일 매순간 반복되는 좌절과 모멸감, 분노 속에서도 언론자유 수호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과감히 싸우고 발버둥 치고 고뇌했던 히어로들의 모습이 슬프도록 아름답다. 최승호 감독은 <자백>에 이어 <공범자들>을 통해서 부당한 권력이나 권력의 부당한 행사가 우리의 공동체와 인간다운 삶에 얼마나 큰 고통과 해악을 끼치는지를 아주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 2012년 5월 7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한학수PD ⓒPD저널

▷ 한학수 MBC 시사교양 PD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된 공영방송 장악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점령, 반격, 기레기’라는 테마로 나뉘어서 피와 눈물의 기록을 보여준다. 언론이 질문하지 못했을 때, 나라가 어떻게 망가지는 지를 생생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울컥하다가 분노가 치밀다가 또 때로는 웃음을 주는 영화다. 한국 사회의 단면을 방송 장악이라는 틀 속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

8월 17일에 개봉한다고 한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또 느끼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영화가 언젠가는 공영방송에서 전파를 탈 날이 오기를 기원해본다"

▲ 지난 16일 서초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던 당시. 김보슬 PD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 ⓒPD저널

▷ 김보슬 MBC 시사교양 PD

"고발영화인줄 알았더니 액션영화였다. 한쪽이 두들겨 맞는데, 그러면서 계속 반항하는 액션영화.

두 시간 내내 계속 질질 짜면서 봤다. 거의 10년간의 옛날이야기지 않나. ‘저때 저랬지’, 우리가 얼마나 참 열심히 싸웠던가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호되게 당했던가...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떠나간 사람들도 있고, 쫓겨난 사람들도 있고, 남겨진 사람들도 다 화면에 보여 생각이 복잡해졌다. 두 시간 내내 엉엉 울어서, 최승호 선배가 나중에 얘기를 못하더라. 아마 MBC 사람들이 보면 다 나와 같은 감정일 거다"

▲ 김민식 PD가 21일 오후 인사위가 정회된 후 1층으로 내려와 MBC 구성원들과 함께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 김민식 MBC 드라마 PD

"영화를 보고 꿈이 생겼습니다.

언젠가 이 영화를 MBC 추석 특선 영화로 만나고 싶어요. 이 영화가 방송에 나오는 것이 방송 정상화의 기준입니다. 그날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더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먼저 관람해주시길 바랍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볼수록 MBC 정상화는 그만큼 더 앞당겨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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