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0.19 금 14:12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 본질 왜곡하는 언론

일부 보수 언론, 엇갈리는 주장 전달만...'사법부 독립 훼손' 쟁점 못 짚어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l승인2018.06.08 13:35:1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지난 7일 오후 경기 성남 수정구 양승태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흥정 규탄 피해자 즉각 원상회복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반도 평화가 긴박한 주요 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가 파장만큼의 조명을 받고 있지 못하다. 이를 다룬 보도에서도 ‘수사가 안 된다’는 전국 법원장들의 의견과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일선 판사들의 엇갈린 주장만 나열되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주요 쟁점은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한 상황이다.

OECD 가운데 사법 신뢰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한국 사회 사법부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삼권분립 확립을 위해서라도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사건의 본질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행정부의 시녀로 전락했느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김명수 현 대법원장의 대립으로 몰고가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보도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내부 문건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내용과 실제 재판 결과가 일치한 정황들이 다수 존재했다. 즉 박근혜 행정부의 기대에 맞는 판결들이 다수 나왔다는 뜻이다. 재판을 매개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2015년 8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VIP 면담 이후 상고법원 입법 추진전략’에는 ‘빅딜 카드’란 표현이 실제로 등장했다.

일부 보수언론에선 계획만 있고 실행되지 않았으니 문제없다고 보는 듯하다. 하지만 계획만으로도 이미 사법부의 독립이 무너진 것이다. 또한 계획만으로 그치지 않은 정황, 판례들이 등장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런 주장 역시 미디어 소비자들을 혼란시키는 요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보고서에서 전한 내용은 이미 사법부의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조단조차도 문제의 조사문건을 공개하지 않다가 여론에 떠밀려 그것도 일부만 비실명으로 공개한 것에서 나타나듯 사법부의 비밀주의, 공개 불가 관행은 여전하며 사법부 스스로 개혁 의지도 높지 않다.

▲ <조선일보> 6월 8일자 10면 보도.

일선 법관들과 법원장들은 이와 관련해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국 일선 법관들은 ‘성역없는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전국 빕원장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의 고발·수사의뢰 등 형사상 조처에 반대했다.

수원지법 전체판사회의는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는 사법권 및 법관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며 “엄정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부산지법 부장판사회의와 단독판사회의도 “이번 사태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거나 가담한 전·현직 사법행정 담당자들에 대해 철저한 책임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법원장 35명은 ‘사법부에서 고발, 수사의뢰 등의 조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원장들이 ‘수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도 아니다”라는 모호한 보도도 나왔다. 일선 판사들과 서울고법 부장판사들, 법원장들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는 것은 현실이다.

고위법관들 중 일부는 수사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법부의 안정성’을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일부 인사들의 적극적인 반대 의사의 포장일 뿐이다.

일선 법관들은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수사 찬성’에 무게를 실었다. 어느 쪽을 지지할 것인가는 미디어 소비자 개개인의 몫이다. 다만 수사를 한다면 현재 검찰이 할 것인지 특검을 도입할 것인지 여부는 또 다른 쟁점이 될 수 있다. 아직 이 단계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사법부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선 법관이나 법원장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특조단의 조사에 대해서도 반대나 반발이 없었다. 국민의 사법부 불신에 따른 신뢰 회복의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진실은 힘 있는 자,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불편하다. 그 진실은 단순한만큼 파괴력을 갖는다. 진실을 있는 대로 밝혀 사과할 일은 사과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먼저 특조단에서 조사한 조사 문건 410건을 모두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해석을 달 필요없이 그대로 민낯을 공개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이 요구하면 조금씩 그것도 비실명으로 선택적으로 공개하게 되면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된다.

특조단은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조직된 한시적 기구이며 이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문건을 모두 공개해 국민적 판단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법은 전체 문건 공개 이후 자연스레 나올 것이다. 사법부를 ‘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두면 국민은 사법 피해자가 된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