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아들 SNS까지 '먼지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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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방문' 논란 재탕... 양승동 후보자 "참사 당일 모임 부적절" 사과

▲ 19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양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연임에 나선 양승동 KBS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난 3월 인사청문회 당시와 마찬가지로 후보 '흠집내기' 질의가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청문회 말미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성명을 내고 "양승동 후보는 KBS 사장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는커녕 사장 후보 자리에 오른 것 자체가 부적합한 인물이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방문' 논란은 지난 3월 청문회에 이어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두 번째 인사청문회에서도 재현됐다.

오전 질의에서 양승동 후보자는 발언 기회를 얻어 "그곳에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지만, 참사 당일 그런 모임을 가진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세월호 참사 유족께도 사과를 드렸고 의원님들과 국민께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를 계기로 저를 돌아보고 KBS를 이끄는 데 더 엄격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양 후보자의 공식사과에도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파상 공세는 이어졌다.

최연혜 의원은 "회식에 참여한 11명의 증언을 제출했는데 이 중 9명이 노래방에 갔는지 아닌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KBS 직원은 집단 기억상실증이 걸린 사람들인가. 누구 하나 왜 똑부러지게 기억을 못하나"라고 다그쳤다. 양승동 후보자를 두고도 "본인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하고 기억하기 싫은 건 안하는 걸 해리성 기억상실이라고 하더라"고 비난했다.

박대출 의원도 "부적절한 처신에 사과한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진정한 사과라 보기는 어렵다"며 "사장 후보가 되고 노란 리본을 달고 인터뷰한 건 '세월호 팔이'를 한 것 아닌가"고 했다.

후보자의 석사논문 표절·증여세 탈루 의혹 등 3월에 이미 제기된 의혹이나 '좌파 편향' 논란 등 10월 국정감사에 나왔던 질의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됐다.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겠다며 후보자 아들의 SNS를 공개하거나, 폭로 당시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 '2차 가해'라는 지적을 받았던 KBS 내부 성폭력 문제를 후보자 공격을 위해 다시 언급하는 일도 있었다. (▷관련기사: 한국당, KBS 사장 후보자 '무차별 폭로' 나서나) 양승동 후보자는 아들의 SNS 사진 여러 장이 회의장 내 스크린에 뜨고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제 아이 사진까지 공개되는 건 부모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청문회 말미에는 양승동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이 지난해 대선 당시 투표를 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자유한국당의 헛발질에 그쳤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투표를 하지 않은 건 공직자로서 기본이 안 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착오로 잘못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이 제기되어 왔던 KBS의 상위직급 과다 문제 지적에 대해선 양 후보자는 내년 3월께 인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KBS의 내부 개혁을 주문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3년 내 669명이 정년을 맞이하지만, 이들의 직급이나 직위가 그대로 승계되지 않는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상위직급자나 억대 연봉자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구체적 계획이 있나"라고 물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구체적인 인적개편 시점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양승동 후보자는 "사내 설명회나 공청회, 그리고 노동조합과의 협의도 필요한 사항이라 순서는 좀 더 검토해 보겠지만, (구조조정)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갖고 있다"며 "내년 3월경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0월 말 제시했던 '한국판 넷플릭스'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양 후보자는 "위기의식을 특히 지상파 3사가 공유하고 있다"며 "3사 외에 종편이나 대형PP도 같이 참여해서 공동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한국의 콘텐츠 제작기반이나 문화다양성이 상당히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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