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도 폴리널리스트 논란 "과거 정부와 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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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한 수석-여현호 비서관 임명에 언론계 안팎 "언론 윤리 위반" 비판

▲ MBC 기자 출신인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MBC 출신 윤도한 청와대 신임 국민소통수석에 이어 여연호 <한겨레> 선임기자까지 사표를 내고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폴리널리스트'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청와대가 지난 8일 임명한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1985년 MBC에 입사한 뒤 33년간 기자로 일했다.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의 총파업 과정에서 심의실로 발령됐고, 이후 논설위원으로 복귀했으나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명예퇴직했다.

9일에는 여현호 <한겨레> 선임기자가 신임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임명됐다. 1988년 <한겨레>에 입사한 이래 정치부 부장, 편집국 국내부분 편집장, 논설위원 등을 거친 여현호 기자는 임명 이틀 전인 7일 <한겨레>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도한 수석과 여현호 비서관의 합류로 청와대에 언론인 출신 참모는 모두 세 명이 됐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역시 <한겨레>에서 현직 기자로 일하던 시절 한 차례 내정설이 돌자 고사했다가 지난해 1월 대변인에 임명됐다. (▷관련 기사: 김의겸 靑 대변인 내정자가 '불편한' 한겨레 기자들)

정부의 ‘입’이 되는 자리에 언론인이 잇따라 기용되면서, 언론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언론인 영입이 줄을 이어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적폐 청산’을 기조로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도 이와 차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9일 성명을 내고 “현직 언론인들이 청와대로 직행하던 과거 정권의 삐뚤어진 언론관과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정권이 얼마나 ‘언론윤리’를 하찮게 여긴다면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두 참모가 몸담았던 MBC와 <한겨레> 구성원들도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MBC본부는 윤도한 수석이 임명된 8일 성명을 통해 “사실상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직행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며 “당사자의 진정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떠나, 감시와 견제자에서 정치 행위자로 직행하는 행태는 방송 독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고 현역 언론인들의 진정성을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이하 한겨레지부)도 여현호 기자의 청와대행이 알려진 9일 성명을 내고 “권력을 감시하던 언론인이 하루 아침에 권력 핵심부의 공직자로 자리를 옮겼다”며 “이는 <한겨레> 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겨레지부는 또 “권력의 현직 언론인 공직 발탁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허물고,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이번 일은 현 정부도 역대 정부처럼 언론을 인재 풀의 하나로만 가볍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 정부 청와대에도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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