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치명타' 입고도 자성 없는 '1등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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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치명타' 입고도 자성 없는 '1등 신문'
'기사 거래 의혹' 침묵으로 일관...'주문형 보고서' 비판에는 "정부 비판 언론 없애겠다는 것"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2.18 16: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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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가 연속 보도하고 있는 '박수환 문자' 보도 갈무리 ⓒ 뉴스타파

[PD저널=이미나 기자] '1등 신문' <조선일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전·현직 간부들의 기사 거래 정황이 연일 보도되는 데다 '주문형' 연구보고서로 지상파를 겨냥한 보도를 내놓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선일보> 보도의 신뢰성에도 치명상을 입었다. 

최근 <뉴스타파>는 언론과 기업 간 부적절한 유착 관계가 드러나는 박수환 전 뉴스컴 대표의 문자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링크)

<뉴스타파>가 특히 주목한 매체는 <조선일보>다. 그동안의 보도를 통해 <뉴스타파>는 <조선일보> 전·현직 간부가 기업에 자녀의 인턴 채용을 청탁하거나 금품을 수수했으며, 그 대가로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기사를 내리거나 우호적 기사를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11일부터 <조선일보>가 닷새 간 연재한 '공정성 잃은 지상파' 연재 기사도 논란을 불렀다. 주요하게 인용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보고서의 연구 방법과 결과를 놓고 학계의 이견이 잇따른 데다, 이 연구보고서를 발주한 곳이 <조선일보> 산하의 미디어연구소였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선일보>를 향한 비판은 '족벌언론'의 지나친 정파성에 집중됐다. 최근에 불거진 논란은 언론사의 신뢰와 윤리 문제라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취재원으로부터 부정하게 금품이나 청탁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언론윤리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이나 <조선일보>가 송희영 전 주필 사태 이후 자체적으로 제작한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에도 비슷한 내용의 조항이 담겨 있다.

'공정성 잃은 지상파' 연재 역시 언론윤리 차원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교수도 지난 13일 <저널리즘 토크쇼 J> 라이브 방송에서 이해상충 문제를 지적하며 "<조선일보>가 (연구를) 지원했다는 걸 없앤 채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확실히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일부 비판에 반박했을 뿐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제기한 기사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2016년 송희영 전 주필의 사건이 불거졌을 때 송 전 주필의 보직을 해임하고 사표를 수리한 뒤 1면에 "<조선일보>를 대표하는 언론인의 일탈 행위로 인해 독자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공정성 잃은 지상파' 보도에 대해선 이를 문제삼은 방송사와 언론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8일 사설 '정권 편향도 모자라 비판 언론 공격까지 하는 방송사'에서 정부 비판 언론을 자임하면서 "방송의 편향성 연구에 대해 자료 수집과 분석에서 문제를 지적할 수가 없자 엉뚱하게 연구 교수 개인을 공격하고 있다"며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다른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얼마 남지도 않은 비판 언론을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앞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일보>는 세태에 흔들리지 않고 정론과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우뚝 선 언론으로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 <조선일보> 브랜드는 어떤 환경, 어떤 고난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 사장이 강조한 '<조선일보> 브랜드'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조선일보> 스스로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17일 방송된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한 장부승 일본 간사이외국어대 교수는 "송희영 주필 사건이 '원자폭탄'이라면 이번 사건은 거의 '수소폭탄'"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에 대한 언론계의 평가도 싸늘하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3일 "지상파의 편향성을 시비 걸기 전에, 브로커로부터 명품 스카프 받고 전별금 챙기고 자식 취업까지 청탁한 <조선일보> 기자들의 타락과 기사거래의 관행부터 공개적으로 반성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도 같은 날 "건강한 방송에 불공정의 프레임을 뒤집어씌울 게 아니라 <조선일보> 자신이 공정한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뉴스타파> 보도 이후 노보를 내고 "해당 간부들이 이 같은 의혹에 연루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사측이 엄정한 조사를 진행하고 이에 따라 공식 징계위원회를 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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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 2019-02-19 13:58:36
친일 잔재 청산을 아직도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조선일보

치우 2019-02-19 13:57:43
친일 잔재 청산을 아직도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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