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예측 불가능한 항해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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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예측 불가능한 항해의 끝은
관찰예능 문법에서 벗어난 색다른 시도...릴레이 카메라가 담은 새롭거나 식상한 장면들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19.08.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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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방송 예정인 MBC '놀면 뭐하니?' 예교편 화면 갈무리.
오는 17일 방송 예정인 MBC '놀면 뭐하니?' 예교편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MBC <놀면 뭐하니?>가 새로운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실상 예고편을 선보인 <놀면 뭐하니?>는 방송을 앞두고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3년간 방영된 <무한도전> 종영 이후 1년 4개월 만에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다시 호흡을 맞춘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김태호 PD는 한 인터뷰를 통해 “유재석과 함께할 때 예상되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런 고민을 내려놓고 새로운 예능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과 함께 색다른 시도에 대한 의지와 압박도 읽히는 말이다. 

<놀면 뭐하니?>의 유일한 고정출연자인 유재석은 그간 예능계 대표주자로 군림해왔지만, 최근 몇 년 새 관찰예능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고인 물처럼 보였던 게 사실이다. 몇몇 파일럿 예능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는 재치있는 말솜씨를 앞세운 토크쇼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태호 PD도 장수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기획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았지만 다변화된 매체 환경에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래서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과 김태호 PD 모두 나름의 결핍을 안고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놀면 뭐하니?> 콘셉트는 김태호 PD가 유재석에게 카메라 2대를 주면, 유재석이 다른 2명에게 카메라를 넘기고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릴레이 카메라 형식이다. 그러나 첫 방송 되자마자 시청자 반응은 엇갈렸다.

누구에게 카메라가 전달되느냐는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실제로는 하하, 유희열에 이어 정승환, 정재형, 장윤주, 양세형 등 익히 알려진 얼굴이 등장했다. 더구나 여러 사람에게 카메라가 옮겨갔지만, 정작 TV 방송에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대부분 생략됐다. 시청자들은 유재석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조세호의 집에 모여 재편집된 영상을 함께 보는 장면과 이들의 ‘먹방’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소재와 각 플랫폼별로 다른 문법을 어떻게 엮어내느냐는 <놀면 뭐하니?>가 안착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다소 산만한 구성의 첫 방송과 미리 공개된 유튜브 채널 <놀면 뭐하니?>를 비교하면 자막, 편집, 호흡에서 확연히 다른 게 보인다.

TV에선 다단계처럼 카메라가 누군가를 타고 퍼진다는 점을 여러 번 설명한다.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도 여섯 단계를 거치면 연결된다는 ‘케빈 베이컨 법칙’처럼 불확실하지만 색다른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목하고, 시청자에게 이 점을 각인시킨다.

2회 방송에서 카메라는 예측 불가능한 곳으로 향했다. 카메라를 건네받은 배우 이동휘는 동료배우 박정민, 박병은 등과 함께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담아냈다. 독특한 기획은 아니더라도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의 일상을 전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 10일 방영된 3회분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유재석의 변화다. 진행자에서 기획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한 모습이 돋보였다. 유재석은 첫 방송에서 김태호 PD가 건넨 카메라를 받고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데 이어 얼마 되지 않아 4대의 ‘릴레이 카메라’를 다시금 받는다.

유재석은 어설프더라도 준비‧촬영‧섭외‧진행까지 셀프로 완성하며 홈파티 예능 ‘조의 아파트’를 선보였다. 다양한 출연자들이 자리해 과거 예능 ‘동거동락’ 관련 게임을 벌이며 추억을 소환했다. 제작진의 완결된 기획이 아니라 출연자가 직접 만들어가는 기획은 친근함을 보여줬다. 향후 제작진은 ‘조의 아파트’, ‘대한민국 라이브’ 등 각각 시즌제로 갈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 PD와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 독보적인 기획과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결합해 ‘무도 세계관’을 만들어갔다면, <놀면 뭐하니?>에서는 관찰예능의 문법을 해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관찰예능은 카메라를 숨긴 채 출연자의 일상을 파고들지만 <놀면 뭐하니?>는 카메라를 대놓고 들이민다. 그럴듯한 스튜디오는 아니지만 느슨한 공간에서, 처음 보는 혹은 잘 아는 사람들과 만나며 다양한 실험을 벌이고 있다. 카메라를 건네받은 출연자가 특정 캐릭터(이미지)를 구현해야 한다는 정체성에 스스로 가두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뭐라도 해보자’라는 <놀면 뭐하니?>의 동력이다.

관건은 이 동력으로 <놀면 뭐하니>>가 어디로 향하느냐다. <무한도전>의 두터운 팬층뿐만 아니라 MBC 새 예능의 성패에 관심을 가진 이들 모두 <놀면 뭐하니?>의 종착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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