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이 日 고노에 사과문자? 의심쩍은 TV조선 단독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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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이 日 고노에 사과문자? 의심쩍은 TV조선 단독보도
익명의 일본 측 관계자 인용해 “강 장관, 지소미아 파기 이후 ‘미안하다’ 사과문자 보내” 보도
외교부 “사실 무근”...‘조선일보’도 외면한 단독보도
  •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9.08.26 10: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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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TV조선 '뉴스9'에서 단독으로 전한 '강경화 장관 일 고노 외상에 사과문자' 보도.
지난 23일 TV조선 '뉴스9'에서 단독으로 전한 '강경화 장관 일 고노 외상에 사과문자' 보도.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TV조선이 지난 23일자 9시 뉴스에서 “강경화, 일 고노 외상에 ‘미안하다’ 문자”라는 제목으로 ‘단독보도’를 전했다. 일본과의 긴장관계가 지속·심화되는 현시점에서 강 장관이 ‘미안하다’라는 사과문자를 보냈다니 믿기 힘든 뉴스가 아닌가.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는지, 다른 언론사에서도 보도했는지 살펴봤으나 비슷한 내용조차 없었다. 말 그대로 TV 조선만의 단독보도였다. TV 조선 9시뉴스 앵커가 심각한 표정으로 멘트한 부분을 그대로 인용해본다.

“그런데 사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기류는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유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 고노 일본 외상을 만났던 강경화 장관도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야 파기 결정을 통보받았고 상당히 당혹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고노 일본 외상에게는 미안하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지는 취재기자의 뉴스내용의 근거를 보면, 주요 취재원이 ‘일본측 관계자’로 나온다. 한국 외교부 장관의 문자내용 보도를 하면서 한국기자가 외교부를 취재하지 않고 일본측 관계자를 인용한 것 자체가 의심스럽다. 취재기자는 이렇게 보도했다.

“고노 외무상은 베이징에서 일본에 도착해 휴대전화를 켜보니, 강 장관에게 ‘곧 청와대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미안하다’라는 문자가 와있었다고 말했다고 일본 측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유감이라는 뜻을 전한 것입니다.” 

TV 조선이 보도한 내용은 간단하다. 일본측 관계자의 말은 인용해 한국외교부 장관이 일본 외상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현재의 한일관계 그리고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강 장관 등의 입장을 지켜봤다면 이런 식의 미확인 보도는 할 수 없을 것이다.

TV조선 보도 이후 난처한 입장에 빠진 외교부는 전면 부인했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정부의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이후 고노 일본 외무상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는 TV조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외교부와 TV조선의 진실게임 양상은 다분히 의도적이며 저널리즘의 기본을 무시하고 있다. TV조선은 ‘미안하다’는 문자를 했다는 강 장관이나 외교부를 취재하면 바로 진실이 나올텐데 왜 이런 무리한 취재방식을 택했을까. TV 조선의 단독보도는 어느 정도 신뢰할만한가.

먼저 같은 언론사로부터 외면받는 뉴스는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 내용이 사실이라면, 경쟁언론사에서 가만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민동기 <고발뉴스> 미디어전문기자는 <조선일보>조차 보도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TV조선 단독기사가 <조선일보>로부터도 외면받는 ‘현실’. 판단은 독자 여러분들이 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저널리즘에서 취재대상자가 그 보도로 인해 곤경이나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을 경우, 사전에 그런 점을 알려주도록 언론윤리에서 강조하고 있다. TV조선 기자는 출처도 신뢰하기 힘든 일본측 관계자를 등장시켜 한국의 외교부 장관이 전면 부인하는 일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나가면 결과는 뻔히 예측되는데, 언론윤리강령을 위배하며 그렇게까지 보도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또한 단독보도를 강조하면서도 “미안하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기자들이 뉴스를 보도할 때 “알려졌다”는 식으로 서술할 때 그 보도는 신뢰할 수 없다. 자신없는 보도를 할 때 여전히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알려졌다면 단독보도라는 타이틀도 무색하지 않은가. 

TV조선 보도는 일본에 사과하는 한국의 외교부 장관 구도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더욱 코너로 몰아붙이는 다분히 친일적 시각이 묻어난다. 한국의 언론이고 정상적인 저널리즘이 가동됐다면, 일본측 관계자가 실제 제보를 했더라도 한국 외교부와 강 장관에게 확인해야 한다. 반론권조차 주지않고 일방적 보도, 비난을 일삼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라 공적 흉기인 셈이다. 외교·국방문제조차 정파적 시각으로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 일본측 관계자 말을 더 신뢰해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은 친일매국언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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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왜씹창 다쳐죽여라 2019-08-26 15:07:57
토왜 기레기 세기들 조만간 국민들이 다 쳐 죽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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