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마라톤 기자간담회, "의혹 적극 해명했지만 나쁜 선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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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마라톤 기자간담회, "의혹 적극 해명했지만 나쁜 선례 우려도"
2일 초유의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오전 2시까지 이어져
조국 후보자 가짜뉴스 유포·과잉취재에 목소리 높여... 준비 없이 치른 기자간담회에 취재진 '청문회 역할 할 수 있겠나'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9.03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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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아니, 왜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당일에..." 2일 인사처문회가 무산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유례없는 기자간담회 개최 소식에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국 후보자가 '기자간담회' 개최 의사를 밝힌 이날 오후, 국회는 어느 때보다 분주해진 모습이었다. 현장으로 낙점된 국회의사당 본청 246호에는 일찍이 중계를 준비하는 취재진들이 자리를 채웠다.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에) 등록된 매체에 대해서만 기자간담회가 이뤄지며, 취재기자는 한 매체 당 한 명으로 제한한다"며 취재를 제한해 실랑이도 있었다. 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은 당 관계자와 국회 경호 인력이 퇴장을 요구하자 "민주당 간담회냐, 짜고 치는 간담회지"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취재진의 질문은 딸과 관련된 의혹과 조국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과정에 집중됐다. 조 후보자는 "(딸의 장학금 선정에) 관여한 적도 없다. 합리적 의심을 갖는 걸 비난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하나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투자했고, 구성이나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한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이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 관계자들로부터 쫓겨가고 있다. ⓒ PD저널
한 유튜브 채널 관계자들이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 관계자들로부터 쫓겨가고 있다. ⓒ PD저널

다만 조국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경제적 계급의 차이가 딸을 둘러싼 각종 특혜를 불러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젊은 시절부터 진보와 개혁을 꿈꾸고 나름 애써 왔지만, 아이 문제나 주변 문제에 안이했다"며 "저의 개인적 소신을 저의 전 삶에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달게 비난받아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짜뉴스'와 관련한 입장을 엿볼 수 있는 질문도 등장했다. 조 후보자는 "공인의 경우 부분적 허위도 감수해야 한다 생각한다. 저에 대한 언론보도 중 부분적 허위가 있어도 고소고발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고의를 가지고 명백한 허위정보를 조작해 퍼뜨리는 행위는 현행법상 불법"이라고 말했다.

또 조국 후보자는 "기자든 일반 시민이든 실수로 가짜 내용이 (표현물에) 들어간 것을 처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가짜인 것을 알면서, 혹은 일부러 허위로 조작해 만들어 그것을 퍼뜨리는 것은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가짜뉴스를 처벌한다해서 언론에 대한 탄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언론자유지수는 아시아 최고"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내내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던 조 후보자는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허위사실이 보도되거나, 언론의 과잉 취재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조국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이후 대표적 허위보도로 후보자가 한 여성 배우의 스폰서라는 주장과 딸이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주장을 꼽았다.

조 후보자는 "공인에 대해선 언론이 비판할 수 있고, 완벽하게 자료를 취합할 수 없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기사에 허위사실이 포함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애초부터 명백한 허위사실인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비판하고 공격을 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

또 딸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을 두고는 "밤 10시에 혼자 사는 아이 오피스텔 문을 남성 기자 둘이 두드리며 나오라고 한다. 아이가 벌벌 떨면서 그 안에 있다고 한다"며 "그럴 필요가 어디 있느냐"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반복적으로 질문했지만, 후보자가 "몰랐다"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해 의혹을 해소하기엔 불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일부 기자들은 '증인도 부를 수 없고, 자료도 제출받을 수 없는데 청문회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A 기자는 "급하게 추진돼 우려가 있었는데 터무니없는 질문이나 답변은 없이 비교적 잘 진행된 것 같다. 사실 취재진 입장에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부담되는 자리이기도 했다"며 "딸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해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으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도 (그 밖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된 후보자의 답변이 다소 소극적이라 아쉬웠다"고 말했다.

B 기자도 "후보자의 답변만 놓고 보면 주변만 에두르는 것이 많아 결국 밝혀진 사실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이번 기자간담회 이후 여론의 향방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악용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하나 쌓은 것 같아 우려도 된다"고 했다.

조국 후보자의 입에 대중의 관심도 집중됐다. 실시간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 28분부터 6시까지 지상파 3사, 종합편성채널 4사, 보도채널 2사가 생중계한 기자간담회 실시간 시청률 총합은 13.88%에 달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C 기자는 "아마 오늘 내일 모든 뉴스는 야권에서 제기하는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이 아니라, 조 후보자가 어떻게 말하고 해명했는지로 뒤덮일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자유한국당 입장에선 큰 자책골을 넣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기다리는 취재진들의 모습 ⓒ PD저널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기다리는 취재진들의 모습 ⓒ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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