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OTT 쪼개팔기'...계정 공유 서비스도 제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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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센스' 주요 플랫폼 대거 이탈…'피클플러스' 등 계정 공유 중개로 지속 성장
"계정 공유, 플랫폼사에 장기적 도움 안돼…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방침 결정 예의주시"

'페이센스' 웹사이트 메인 화면. ⓒ페이센스 홈페이지
'페이센스' 웹사이트 메인 화면. ⓒ페이센스 홈페이지

[PD저널=임경호 기자] OTT 이용권을 하루 단위로 쪼개서 판매해오던 스타트업 ‘페이센스’의 서비스가 주요 OTT의 요청으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계정 공유 서비스의 지속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 △디즈니+ △웨이브 △티빙 △왓챠 등 주요 OTT 사업자들이 잇따라 판매 중단을 요청하면서 오는 30일부터 페이센스가 제공하는 플랫폼 이용권은 비플릭스뿐이다. 

페이센스 측은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이용권 판매를 위한 플랫폼의 가짓수를 늘리고, 제휴 콘텐츠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입장이다.

페이센스 관계자는 “(앞으로) OTT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를 서비스 하는 모든 서비스에 대하여 제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도) 다른 플랫폼과 서비스 제휴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페이센스는 넷플릭스가 판매 중단을 요청한 직후인 9월 초 비플릭스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비플릭스’의 이용권 판매 수익을 일정 비율로 제공하는 조건이다.

비플릭스 관계자는 “우리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을 늘리는 데 주된 목적을 두고 일정 기간 서비스를 진행해보기로 결정했다”고 협약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페이센스의 사업 방식을 두고 '생태계 교란 행위'라는 반응까지 나와 'OTT 이용권 쪼개기' 서비스는 확장 가능성이 희박하다. 

페이센스가 잇따라 내용증명을 받은 반면 피클플러스, 링키드, OTT쉐어 등의 계정 공유 중개 사이트들은 아직까지 성행하고 있다. 

계정 공유 중개 서비스를 운용하는 사업자들은 OTT 플랫폼 사업자의 플랫폼에 존재하지 않던 상품(하루짜리 계정)을 판매해 차익을 거둬가던 페이센스와 달리 계정 공유의 주체를 ‘가족’에서 ‘불특정 다수’로 확장해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들 중개 사이트들은 OTT 플랫폼의 등장 이후 수년째 규모를 키워오고 있다.

회사가 꾸준히 성장 중이라는 한 중개 사이트 관계자는 “내부 데이터를 검토해보면 우리 사업은 OTT 플랫폼사의 고객 수 유지와 매출 증대 등에 모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플랫폼사들이 킬러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추세 속에 ‘메뚜기족’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을 충성고객화 하는 효과도 있다”고 주장했다.

OTT 계정 공유 현황 및 공유 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
OTT 계정 공유 현황 및 공유 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

실제로 가격은 OTT 플랫폼 이용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서비스 변화와 콘텐츠 이용 전망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늘어나는 지출비용의 한계로 OTT 플랫폼의 가입과 이탈이 잦아졌다. 

또 OTT 플랫폼 구독자의 49%가 가격 인상 시 다른 OTT 플랫폼으로 옮기거나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계정을 가족이나 타인과 공유하는 이용자의 비율도 86.3%로 나타났다.

OTT업계에서는 암묵적으로 계정 공유 중개 서비스를 용인하면서도 중개 서비스 업체의 설명과는 이유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페이센스의 경우 월정액 상품으로 개발된 것을 쪼개서 부분적인 이익만 취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시킨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낮추고 플랫폼사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행위”라며 “생태계 측면에서 방송사와 제작사들 모두 연결돼 있는데 콘텐츠에 대한 지불가치가 떨어지면 불법공유 등이 횡행하고, 2차 수익률이 안 나니까 값나가는 드라마 못 만드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계정 공유 중개 서비스와 관련 “가격을 낮추면 이탈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에 중개 서비스 측의 주장과 달리 계정 공유가 플랫폼사에 장기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며 “OTT업체들의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용인되는 것일 뿐 향후 리드 사업자(넷플릭스)의 결정에 따라 계정 공유에 대한 국내 플랫폼사들의 입장도 함께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 등을 제시한 광고 요금제와 달리 '계정 공유 추가 요금'에 대해선 구체적인 윤곽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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