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들어온 인공지능, 교육계 화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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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동화책...Chat GPT 이용해 ‘어린 시절의 나’와 대화도

AI로 집필한 'Alice and Sparkle'
미국의 한 제품 디자이너가 AI를 이용해 집필한 'Alice and Sparkle'

[PD저널=김지원 EBS PD] 미국의 한 제품 디자이너는 Chat GPT를 이용하여 주말 이틀 동안 <Alice and Sparkle>라는 어린이용 동화책을 출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AI의 마법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기본 아이디어를 가지고 Chat GPT와 대화를 시작했다.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의 세부 사항을 다듬고, 주인공인 소녀를 이미지화하기 위한 영감을 얻었다.

삽화는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인 ‘미드저니’를 이용했다. ‘미드저니’와 같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들은 그럴듯하게 그림을 그려내면서도 자세히 보면 눈동자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든지, 손가락이 네 개라든지 등등의 실수를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명령을 거듭하며 여러 번의 수정을 통해 일관된 스타일의 그림들을 얻을 수 있었고, 아마존 퍼블리싱으로 출간 작업까지 스스로 진행했다. 그림책이라는 창작의 영역에 명령어와 AI와의 대화를 제외하고 인간이 직접 줄거리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것은 없었다. 현재 이 책은 아마존에서 팔리고 있다.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인 ‘미드저니’를 활용해 만든 18페이지 분량의 만화 <새벽의 자리야>는 미국에서 최근 저작권을 인정받았다가 재심사를 받게 됐다. 미국 특허청은 “미국법상 저작권은 인간 작가에게 적용된다”며 인공지능 기계로만 만든 만화는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저자로 등록한 크리스 카슈타노바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그녀는 미드저니와 스테이블 디퓨전 등 이미지 생성기(AI)를 통해 만든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 AI와 UX(이용자 경험) 디자이너로 AI를 이용한 결과물도 본인의 창작물이라는 것이다.

2021년 현존하는 최강의 언어인공지능인 GPT3가 발표되고, 이후 이미지 생성 AI인 미드저니, Dall-E2 등이 공개되면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온 소설, 그림 등 창작의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2월 초 공개한 Chat GPT는 실제 사용자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어, AI를 다루는 방법 자체가 훨씬 더 쉬워져 앞으로 검색의 제왕인 ‘구글을 대체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언어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아티스트이자 사이언티스트 미쉘 황은 GPT3에 10년 넘게 작성한 자신의 일기를 입력하고 학습하게 했다. 그 후 Chat GPT를 이용하여 ‘어린 시절의 나’와 대화를 시도했다. 리얼 데이터인 과거의 일기를 기반으로 하여, 인공지능으로 진짜 과거의 나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작업은 마치 과거의 자신에게 실시간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또한 대화를 통해 “너는 사랑받고 있으며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고 있다”와 같이 늘 듣기 원했던 말을 ‘과거의 나’에게 직접 들음으로써, 이를 통해 과거의 나를 긍정하고 치유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AI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상담과 치유의 기능을 미쉘은 만들어냈고, 많은 이들의 요청에 미쉘은 GPT3를 훈련시킨 방법을 공개했다.   

내년 초에는 현재보다 더욱 발전한 모델인 GPT4의 공개가 예정되어 있다. 2021년 GPT3가 발표된 이후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발달에 감탄을 넘어 어지러움이 느껴질 지경이다. 신기하고 놀랍지만 동시에 인간의 역할이 어디인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 라는 생각도 들어 착찹한 기분도 들었다. 

인공지능이 내놓는 놀라운 결과물들을 찬탄하며 살펴보다, 그것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내가 느낀 놀라움의 실체가 인공지능의 능력 그 자체가 원인이 아님을 깨달았다. GPT든, Chat GPT든, 미드저니든 구조는 동일하다. 내가 원하는 명령어를 넣으면 AI가 그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능력은 무궁무진하지만 시작점은 내가 어떤 명령어를 넣느냐이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놀라운 결과물이 나오느냐의 여부는 ‘어떤 발상’을 했느냐이다. 

같은 프로그램을 두고, 책을 만들어내는 사람과 본인의 일기를 넣어 과거의 나를 만나는 사람. 동일한 것을 두고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고 긴요해진 시대인 것이다. 적당한 기술이나 적당한 수준의 창의력이 아닌, 완전히 다른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힘. 바로 인공지능 시대 교육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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