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OTT 시장 읽는 10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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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18] 엔데믹 이후 출렁이는 OTT 판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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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제작기획2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TV 시청의 하향세가 반전되고, 넷플릭스를 위주로 한 OTT도 급성장을 했다. 엔데믹 이후 OTT를 포함한 미디어 지형은 요동치고 있다. 급변하는 OTT 판도를 비롯해 2023년에 주목해야 할 이슈를 10개의 키워드로 살펴봤다.

첫째, 국내 OTT 시장의 판도 변화가 심상치 않다. 코리안클릭 기준으로 2022년 1월 넷플릭스가 이용자 1145만 명에 도달한 이후 감소하다가 12월 1110만 명으로 상승했고, 티빙은 1월 463만 명에서 12월 587만 명(11월 477만 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웨이브는 476만 명에서 420만 명으로 감소했다.

넷플릭스와 티빙의 이용자 증가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유통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2022년에 티빙과 웨이브는 대략적인 사업 구조를 조정했다. 시장에 나온 왓챠의 향방을 포함하여 그 결과가 올해 어떻게 나타날지 관전 포인트다.

둘째, 광고 모델의 가능성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광고 모델을 도입하였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는 아직 신규가입자 9%만 선택해 큰 효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남미에서 아이디 공유를 제한하는 실험을 했고, 이를 올해 전세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광고 모델의 채택은 이와 많은 연계성을 갖고 있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 사항이다.

오는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이는 넷플릭스.
지난해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인 넷플릭스.

셋째, OTT 콘텐츠의 등급이다. 최근 OTT에서 화제가 되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인간수업>, <소년 심판>, 웨이브 <약한 영웅>, 티빙 <돼지의 왕>, 디즈니+ <3인층 복수>가 대표적이다.  OTT가 방송에 비해 심의가 자유롭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대칭 규제와 더불어 계속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넷째, 망 이용료 소송의 전개다. 2015년에 시작한 SKB와 넷플릭스의 망 이용료 관련 소송에서 1심은 넷플릭스의 패소로 결론이 났다. 지난해 11월까지 7차 변론까지 진행한 항소심은 해를 넘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통신업계와 빅텍크 간에도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2월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크레스(MWC)에 주요 의제로 올라 가이드라인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소송과 별도로 전혜숙 의원 발의안 등 관련 법안이 6건이 발의된 상태여서 계속 화제가 될 것 같다.

IP 확보를 통한 제작사의 성장도 지켜봐야 한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고도 추가적인 수익이 없어 글로벌 OTT 기업의 저작권 독점 이슈가 화제가 되었다. 지난해에는 제작사가 IP를 확보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재벌집 막내아들>이 흥행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에도 국내 제작사는 이러한 노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HBO가 지난해 말부터 비용 절감을 위해 정리 해고 등의 노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어떠한 성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여섯 번째 키워드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다. OTT 구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광고 모델이 도입되었고, 광고 시장의 성장에 따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FAST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삼성은 CES 2023에서 TV를 더 많이 판매하는 전략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TV에 얹어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히며 삼성TV플러스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은 글로벌에서 1800개 이상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대표 FAST 채널 사업자인 뉴 아이디는 삼성TV플러스와 제휴하여 60여 개의 채널과 LG 채널스에 30여 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크게 활성화하고 있지 않지만, 점차 관심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일곱 번째는 스포츠 중계권 확보다. 스포츠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실시간 콘텐츠다. 그렇다 보니 OTT 업체에서 콘텐츠를 확보하려고 한다. 드라마나 예능, 영화는 단 건으로 수급비용이 높고, 수직 계열화된 구조 때문에 확보하기도 어렵다. 스포츠는 스포츠협회와 직접 협상을 하므로 상대적으로 확보하기가 용이하다.

쿠팡플레이는 EPL(유럽 프리미어 축구 리그)와 미국 메이저 야구 중계 등을 통해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티빙은 UFC와 월드복싱슈퍼매치, 애플TV+는 미국프로축구(MLS)와 MLB 주간 더블헤더 등을 확보하였다. 2023년에도 스포츠 중계권을 놓고 OTT 업체가 눈독을 들일 것이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여덟 번째 키워드는 콘텐츠 공개 전략의 변화다. 한동안 넷플릭스는 시리즈를 한 번에 공개해 몰아보기(Binge Watching)로 콘텐츠를 보는 습관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콘텐츠의 소비가 너무 빨리 이뤄진다는 판단하에 하나의 시즌을 두 개로 쪼개는 경향이 있다.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를 지난 12월에 8편만 공개하고 3월에 8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디즈니+도 <카지노>를 처음에 3편만 공개하고 주 1회 공개하고 있다. 디즈니+와 HBO 맥스는 처음부터 이러한 전략을 폈고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는 시즌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너무 빨리 콘텐츠 소비가 끝난다는 약점이 있었다. OTT 오리지널이 두 모델 사이에서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지는 소비자의 반응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아홉 번째는 제작비 급증에 대한 수익성 확보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한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16부작에 100억 원 정도면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급증한 제작비는 500억 원까지 증가했다. 넷플릭스의 <수리남>은 6부작에 350억 원이 투입됐다. tvN에서 방송예정인 이민호와 공효진 주연의 <별들에게 물어봐>는 400억 원, 디즈니+ 오리지널인 <무빙>은 5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글로벌 OTT 이외에 이러한 제작비로 드라마를 계속 제작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항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이다. 웨이브는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코코와를 인수해 글로벌 진출의 시동을 걸었다. 티빙도 라인과 협력하여 일본과 대만에 진출하기로 했고, 파라마운트+와 협력하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해외에 공개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으로는 한계에 처한 OTT 서비스가 얼마나 해외로 진출하느냐에 사활이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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