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임경호 기자] 결승전 조작 의혹이 제기된 넷플릭스 <피지컬: 100> 제작진이 원본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 봉합에 나섰다. 제작진은 “녹화를 매끄럽게 준비하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김현기 CP와 장호기 PD는 9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강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남녀 100인이 벌이는 한국형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 100>은 방송 이후 '넷플릭스 TOP 10'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를 기록하며 'K-예능'의 흥행기록을 다시 썼다. 지상파 소속 PD가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납품한 사례로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 출연진이 제작진의 승부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결승전에서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에게 패배해 2위에 머무른 경륜선수 정해민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결승전 도중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이미 결정된 결과를 뒤엎거나 특정 출연자를 유‧불리하게 만들기 위한 개입은 결코 하지 않았다”는 제작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승부 개입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난 8일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장 PD는 “출연자와 출연자, 출연자와 제작진 사이의 대립구도로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우리가 진실을 말하는 게 정해민의 의견을 반박하는 일이 되고, 그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뒤늦게 입장을 밝히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제작진이 정리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우진용이 손을 들고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는 주장 △정해민 우세로 끝이 보일 때 제작진이 경기를 중단했다는 주장 △재경기 협의 과정에서 제작진의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 등이다.
제작진은 의혹 해소를 위해 취재진에게 ‘굉음’이 녹음된 촬영 원본을 공개했다. 원본 영상에 따르면 결승전 경기 시작 40여초부터 시작된 굉음은 줄을 당길 때마다 발생하며 첫 번째 경기를 중단할 때까지 약 10분 간 지속됐다.
장 PD는 “두 선수의 줄타래가 돌아가면서 활용이 불가능한 정도의 마찰음이 양쪽에서 이어졌다”며 “경기의 흐름을 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경기를 지속했지만 소음 문제가 너무 심각해 촬영본 사용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제작진이 중단을 요청 드렸다”고 말했다. 소음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안전문제를 우선 고려해 경기를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또 극적 승부 연출을 위해 특정 출연자의 줄타래를 조작했다거나, 준결승전이던 ‘우로보로스의 꼬리’ 경기에서 우진용에게 특혜를 줬다는 한 유튜버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경기 협의에는 출연자들과 메인 PD, 총괄 PD, 넷플릭스 관계자가 함께 논의한 뒤 재경기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장 PD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리얼하게 담아내려고 했던 게 돌발 상황을 전부 다 보여드리지 못하면서 시청자와 출연자에게 큰 실망을 드린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정해민, 우진용과 만나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약속했다.
김현기 CP는 “이런 문제가 발생한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있어서 어떤 방법이 최선이었는지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우리도 제작과정을 돌아보게 됐고, 꼼꼼히 준비한다고 했지만 부족해서 돌발 상황이 생긴 부분이라 논란 지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