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방통위원장 소환 전날에 역대 최고점·최장 기간 '재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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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689점 기록한 TV조선에 '4년 유효기간' 재승인 의결
검찰 출두 앞둔 한상혁 위원장 "여러 오해 조만간 해소될 것"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PD저널=박수선 기자] TV조선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검찰 소환 하루 전날에 역대 최고 점수, 최장 유효기간으로 재승인을 받았다. 

방통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승인 유효기간이 4월 21일 끝나는 TV조선에 대한 재승인 여부를 심의한 결과 4년 짜리 재승인을 의결했다.

2011년 최초 승인 이후 네 차례 재승인 심사를 받은 TV조선은 이번에 역대 가장 높은 689.42점을 얻었다. 재승인 기준 점수를 상회하면서 방통위는 650점~700점을 획득한 방송사에 부여하는 4년 유효기간의 승인을 내줬다. 

TV조선은 2017년 ‘방송의 공적책임’ 중점심사항목 과락, 2020년 재승인 기준 점수(650점) 미달로 3년 유효기간의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바 있다. 

방통위가 TV조선에 부과한 재승인 조건도 2020년보다 줄어들었다. 

방통위는 TV조선에 △취재보도준칙·윤리강령 등 내부 규정과 교육제도 재정비, 내부규정 위반한 기자·PD 등에 대해 징계 규정 엄격 적용 △ 방송심의규정 ‘객관성’·‘공정성’·‘품위유지’ 등 조항 위반으로 인한 법정제재 매년 5건 이하 유지, 선거방송심의규정 ‘정치적 중립’·‘공정성’ 형평성‘ 등 조항 법정제재 선거별로 각각 2건 이하 유지△ 편성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편성위원회 운영 △사업계획서 이상의 콘텐츠 투자 준수 등 8개 조건을 붙였다.  
 
취재보도 준칙·윤리강령 재정비 조건은 TV조선 전 앵커의 금품수수 의혹, TV조선 기자의 조국 딸 자택 무단침입 사건 등으로 필요성이 제기돼 이번에 처음으로 부과됐다. 선거방송 심의규정 2건 이하 유지 조건에는 재보궐 선거까지 포함된다. 

2020년 재승인 당시에 조건으로 받았던 ‘매년 외부기관이 시행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공적책임·공정성 진단’은 권고사항으로 빠졌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도 위원들 간에 의견이 갈렸지만, 다수 의견에 따라 권고사항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TV조선이 코로나19 관련 '조선일보' 오보를 그대로 옮겨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다. ⓒ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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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TV조선 재승인 심사 결과는 검찰의 TV조선 재승인 점수 의혹 수사 중에 나온 것이라서 관심을 모았다. 

검찰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과락이 나온 중점심사 항목 점수를 방통위 관계자들과 심사위원들이 공모해 의도적으로 낮게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방통위 국과장과 심사위원장이 구속기소된 초유의 사태에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회 구성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으로 22일 서울북부지검 출두를 앞둔 한상혁 위원장은 이날 회의 말미에 “지난번 (TV조선 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우리 위원회가 복잡한 상황에 처한 게 사실이다. 여러 오해가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려운 심사를 이행해준 사무처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위원장 검찰 소환 조사와 방통위원들 교체 등으로 방통위는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임기가 끝나는 안형환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오는 8월까지 위원들 임기가 차례대로 만료돼 ‘5기 완전체’의 굵직한 안건 처리는 TV조선 재승인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체회의 개최 날짜를 (21일로) 하루 당기자마자 곧바로 위원장 소환 일정이 잡혔다”며 “결국 (위원장을 겨냥한) 검찰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것으로, (위원들 교체 시기와 맞물려) 방통위도 휴업 상태가 이어지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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