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고요금제 기대 이상 선전...국내 OTT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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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27]

오는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이는 넷플릭스.
지난해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인 넷플릭스.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제작기획2부)] OTT(Over The Top)는 처음에는 매월 고정 금액을 내고 무한정 콘텐츠를 볼 수 있는 SVOD를 의미했었다. 지난해 말부터 소수의 광고를 보는 대신 낮은 금액을 지불하는 AVOD가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OTT 서비스는 대부분 AVOD 서비스를 도입했고, 국내에서는 넷플릭스만 월 5500원에 AVOD를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OTT는 대부분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는 주로 SVOD였으나 현재는 광고 모델도 병행하고 있다. 피콕($4.99)과 디스커버리+($4.99)가 가장 금액이 저렴하고, 파라마운트+($5.99), 넷플릭스($6.99), Hulu($7.99), 디즈니+($7.99) 등은 중간 정도이고, HBO Max($9.99)와 ESPN+($9.99)이 가장 비싸다.

OTT 서비스가 이렇게 광고 모델을 출시하는 이유는 구독모델이 증가하면서 이용자는 과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전망도 좋다. 디지털 TV 리서치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OTT는 11% 성장하여 매출이 171억 달러에 이르고, 2028년에는 236억 달러로 성장한다. 그중에서 AVOD는 올해 48억 달러에서 2028년 91억 달러, SVOD는 108억 달러에서 126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됐는데, AVOD의 성장이 SVOD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광고의 성장에 따라 OTT 기업들은 매년 5월에 열리는 광고 뉴프런트(Newfronts)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미디어 기업이 광고를 판매하는 행사를 업프런트(Upfronts), OTT 기업 등 디지털 기업들이 광고를 판매하는 행사를 뉴프런트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올해 처음으로 ABC, NBC 등 기존 미디어 기업이 연간 광고를 판매하는 업프런트 행사에 참여했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작가 파업 때문에 온라인으로 개최한 업프런트에서 광고 모델 이용자가 5백만 명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가입자가 적다는 평가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 수치를 긍정적으로 봐서 주가가 9%나 상승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의 성과에 대해 고무적이다. 

넷플릭스의 2023년 1분기 수익 보고서를 보면, 미국에서 월 6.99달러의 ‘광고 시청 베이직’ 가입자는 월 15.49달러의 ‘스탠다드’ 요금제 가입자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들은 월 구독료 외에 광고를 통해 최소 8.5달러의 가치 창출에 기여했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베이식 가입자가 지난해 11월 41%에서 올해 1월 16%로 크게 감소했는데, 감소한 비율이 광고 요금제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올해 업프런트의 특징 중의 하나가 점차 업프런트와 뉴프런트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통합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기술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 기업들이 리니어 방송과 디지털 방송 모두 수행하기 때문이다. NBC 유니버설은 피콕 뉴프런트와 NBC 업프런트를 개최하고, 디즈니는 훌루 뉴프런트와 ABC 업프런트를 별도로 개최했다. 올해 업프런트 판매 금액은 전년에 비해 3.6% 하락한 186.4억 달러였다. 

이마케터는 미국 TV 광고가 지난해 666억 달러에서 613억 달러로 감소하고, 커넥티드 TV(CTV)는 207억 달러에서 251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칸타도 SVOD는 감소한 반면, AVOD의 경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FAST가 다음으로 성장한다고 밝혔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서비스 중에서는 파라마운트가 인수한 플루토 TV는 8천만 명에 달하고, 폭스가 인수한 투비 TV도 6400만 명에 달한다. 구글도 지난 18일 LA 스크리닝에서 자체 FAST 채널인 ‘구글TV 라이브 익스피리언스’를 출시하여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TV는 폭스, CBS, ABC 채널, <워킹 데드> 등 800개 이상의 채널을 출시했다.

국내는 미국에 비해 광고 모델에 적극적이지 않다. 넷플릭스만 지난해 11월 AVOD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 19일 개최된 언론학회 봄철학술대회에서 호서대 변상규 교수와 코바코 강신규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의 효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코바코에서 매월 광고주 450개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광고경기전망지수 KAI(Korea Advertising Index)를 이용한 설문에서는 824억 원으로 나타났다.

기존 정보통신정책연구원(강준석, 2022.11.15.), 한국언론진흥재단(양정애, 2023.3.9.), 컨슈머인사이트(2022.11.10.) 3건의 조사를 토대로 한 시나리오 분석에서 보수적으로는 연 2687억 원, 낙관적으로는 연 3716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2022년 지상파TV 광고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지난 4월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대면 인터뷰한 결과에서는 넷플릭스가 2분기에 실시한다고 밝힌 계정공유 정책에 따라 825억 원에서 2천억 원의 분포를 보였으며, 65%가 넷플릭스의 AVOD가 타 OTT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광고 요금제가 포화상태인 OTT 시장의 유일한 수익 확대 방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추세에 국내에서도 광고 모델의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SBS 광고가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하는 등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광고시장이 악화됐다. 방송 광고 부족분을 넘겨 받을 수 있도록 국내 OTT 서비스도 미리 준비하여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단순히 광고 모델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고, 넷플릭스가 이용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족도가 높은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었듯이 디지털 환경에서 이용자의 취향을 잡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1200억 원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웨이브나 티빙의 현명하고 발빠른 전략적 대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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