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이렌', 본 적 없는 새로운 여성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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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방, 경호, 스턴트, 군인, 운동 등 6개 직업군 생존 경쟁...30일 공개 예정
이은경 PD "우정, 노력, 승리 등 진한 여성 서사 있는 프로그램"

24일 오전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 제작발표회에서 이은경 PD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넷플릭스
24일 오전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 제작발표회에서 이은경 PD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넷플릭스

[PD저널=임경호 기자]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을 연출한 이은경 PD는 “최근 여성 예능이 주목받고 있다며 나영석 PD의 <뿅뿅 지구오락실>과 김태호 PD의 <댄스 가수 유랑단>을 묶어 우리 프로와 함께 기사화 해준 걸 보고 굉장히 흐뭇했다. 여성 예능을 이렇게 일주일 내내 볼 수 있던 적이 있었나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4일 오전 열린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이하 <사이렌>) 제작발표회에서 이 PD는 6명의 출연진과 함께 여성 서사의 매력을 어필했다. 

<사이렌>은 최강의 전투력을 갖춘 여성 24인이 경찰, 소방, 경호, 스턴트, 군인, 운동 등 6개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밀한 전략을 통해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다. 

메인 경기장 아레나와 다양한 형태의 기지, 병원, 칼로리 화폐, 상점 등 섬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스케일과 독특한 세계관을 매력으로 하는 이번 콘텐츠는 섬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여성들의 가슴 뛰는 경쟁과 연대를 담아냈다.

이은경 PD는 “진한 여성 서사가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며 “서바이벌 내에서 우정, 노력, 승리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을 보고 ‘여자 치고 잘 한다’라는 말은 절대로 듣지 않도록 했다”며 “남성 위주의 기존 서바이벌 장르에서 벗어나 대다수가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요즘 방송가는 여성 서사를 무기로 하는 프로그램이 각광 받고 있다. 2년 전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여성 댄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면 최근에는 ENA <혜미리예채파>가 팬덤을 위주로 사랑받고 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수요 예능 가운데 가구 시청률 1위(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의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는 30일 공개되는 <사이렌>은 또 하나의 여성 예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 소방관’ 아니라 ‘소방관’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현아 소방팀 리더는 “(소방관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활동 현장을 보기 전까진 의심을 많이 사더라”며 “시청자들에게 우리 모습을 보여주면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지 않을까 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배우로 활동 중이라는 이수련 경호팀 리더는 “직업을 전향하면서 여자도 대통령을 경호하느냐고 묻거나 경호관은 싸움을 잘하느냐는 식으로 (직업적 특성이) 소모되는 경향을 느꼈다”며 “이전에 어떤 일을 했고,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는지 더할 나위 없이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좋았다”고 했다.

이은경 PD는 프로그램이 직업군이나 여성에 대한 편견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모든 출연진이 진심으로 촬영에 임해준 만큼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 이분들을 롤모델 삼아 직업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된 5분 남짓의 ‘기지전’(기지 전투) 예고 영상에는 운동‧소방팀이 연합해 스턴트팀의 수성전을 몰아세우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 도끼로 문을 부수고,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촬영 현장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이 질문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은경 PD는 “현장에 외과 의사가 상주했고, 시스템상 병원을 만들어서 언제든 치료가 가능하게 했다”며 “대형병원과 연계할 수 있게 이동수단을 갖췄고, 안전관리자도 현장에 있었으며 넷플릭스 자체 안전관리 매뉴얼까지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 주요 무대 중 한 곳인 아레나 경기장.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 주요 무대 중 한 곳인 아레나 경기장. ⓒ넷플릭스

고립된 환경에서 설정한 독특한 세계관도 관심을 받았다.

이은경 PD는 “출연진이 움직여서 칼로리를 소모하면 그만큼 화폐처럼 쓸 수 있게 했다”며 “전투가 계속되면서 은폐, 엄폐가 심해지며 움직임을 최소화할 거라 생각했고, 그러면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했다.

또 상대방 또는 상대진영의 깃발을 뺏는 방식으로 생존 경쟁을 벌이게 한 시스템에 대해 “무언가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분들이기에 우리 세계관에서도 무언가를 지키려는 순간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팀의 깃발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과 같은 깃발을 기꺼이 희생하는 행동방식 등이 <사이렌>의 관전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유퀴즈 온더 블록> <알쓸신잡> 등을 거친 이은경 PD가 연출한 <사이렌>은 오는 30일 1~5화가, 내달 6일 6~10화가 공개될 예정이다. 고민구, 정효민 PD가 설립한 '스튜디오 모닥'이 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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