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억만장자들의 ‘미디어 부트 캠프’, 올해 화두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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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사 알렌&코 주최 미디어 컨퍼런스
디즈니 CEO 밥 아이거,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 등 참여

디즈니 CEO 밥 아이거 ⓒCNBC
디즈니 CEO 밥 아이거 CNBC 인터뷰 화면 갈무리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아이다호(idaho)에 위치한 썬밸리(Sun Valley)는 올해도 뜨거웠다. 미디어 분야 최대 컨퍼런스 중 하나인 투자은행 알렌&코(Allen & Co.’s)의 연례 컨퍼런스가 열렸기 때문이다. 매년 이 자리에는 빅샷들이 모여 미디어의 미래와 콘텐츠 투자 동향,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의 부상이 논의된다. 2023년 컨퍼런스도 뜨거웠는데 이곳에서도 AI가 최대 화두였다.

제프 베조스 등 빅샷들이 모인 뜨거운 현장
썬밸리 현장은 늘 ‘지금 최신 미디어 기업과 기술’과 인수합병이 논의된다. 올해는 디즈니의 밥 아이거와 아마존의 창업주 제프 베조스에 이어 AI 업계 주요 인물들도 참석했다. 그러나 2023년 행사는 인수합병보다 AI가 대세였다. 경기 침체, 이자율 상승 등 M&A에 악재가 될 만한 이슈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T&T의 워너미디어 인수(현재는 디스커버리와 합병) 등 굵직한 이슈들도 이 곳에서 결정됐다.

미국 FT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690억 달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불허했지만 CEO 보비 코트릭은 법원으로부터 승소를 받아냈다.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드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산타 내달라는 썬밸리의 단골 참석자다. 2023년 썬밸리 컨퍼런스는 7월 11일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게스트는 일찍 방문해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때문에 작은 시골 공항인 헤일리는 이 기간에만 자가용 비행기로 주기장이 가득찬다. 올해도 그랬다.

 

△ 투자회사 알렌&코 주최 미디어 행사인 sun valley conference를 소개한 영상뉴스 ⓒ7NEWS Australia

 

2023년 썬밸리 화두 인물 중 한 명은 디즈니 CEO 밥 아이거였다. 15년 간 CEO를 역임한 뒤 2년 만에(2022년 11월) 다시 돌아온 그는 2026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당초 2024년에서 2년 임기가 연장된 아이거는 현장에서 진행한 CNBC 인터뷰에서 폭탄 발언을 이어갔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디즈니의 TV사업 부문인 ABC, ESPN 등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TV사업을 매각하고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트리밍을 사업을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밥 아이거는 “돌아온 뒤 나는 회사가 많은 힘든 일들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7개월 동안 해놓은 것이 많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새로운 일은 100년 디즈니를 스트리밍과 AI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거의 임무 중 첫 번째는 전통 TV 비즈니스를 정비하는 것.

이와 관련 아이거 CEO는 TV네트워크 매각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선 당연히 반발이 나왔다. 아이거의 발언 직후 ABC뉴스 대표 킴 갓윈은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자신의 일과 오디언스에 집중하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스포츠 케이블TV채널 ESPN 매각이나 현재 케이블 TV번들이 아닌 독자 구독 상품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아울러 아이거는 디즈니가 보유한 또 다른 스트리밍 훌루(Hulu)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성할 수도 있다는 언급도 했다. 디즈니는 현재 디즈니+와 훌루를 합친 ‘메가 스트리밍’도 고려 중이다. 컴캐스트와의 합의에 따라 디즈니는 2024년 훌루 지분 33%를 인수할 수 있다.

멜 라고마시노 블룸버그 인터뷰
스트리밍 서비스가 언제 수익을 낼 지도 관건이었다. 스트리밍이 콘텐츠의 미래지만 현재는 너무 가혹하다. 투자 회사 CEO이자 현 디즈니 사외이사인 멜 라고마시노는 스트리밍 비즈니스 수익성에 대한 의심을 보였다. 그녀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기업이 이익을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객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모델이 올바른 접근법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 미디어 기업의 오랜 수익 모델이 죽고 있는 가운데 미래 수익 모델(profitable model)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고민을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즈니 사외이사 멜 라고마시노 bloomberg 인터뷰 화면 갈무리
디즈니 사외이사 멜 라고마시노 bloomberg 인터뷰 화면 갈무리

AI가 중심이 된 썬밸리
AI는 썬밸리 컨퍼런스를 지배했다. 억만장자들의 여름 부트캠프(Billionaire Summer Camp)라고 불리는 썬밸리에서 AI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열기는 뜨거웠다. 오픈AI 등 AI관련 기업도 참가해 M&A, AI투자 동향 등의 집중 논의했다. 이 중에서도 새로운 AI벤처 ‘xAI’를 런칭한 일론 머스크는 현장에서 이슈의 중심이 됐다.

테슬라 창업주이자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AI벤처처가 ‘우주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는 것’(understand the true nature of the universe)과 다름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7월 12일 관련 웹사이트를 공개했는데 회사에 참여하는 임원 및 연구자들도 공개됐다. 모두 구글 딥마인드,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에서 AI관련 개발과 전략을 담당했던 인원들이다. 또 토론토 대학 연구소 출신들도 포함됐다. 머스크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를 2018년 공동 창업했지만 이후 운영에 대한 이견으로 이사회를 떠났다. 머스크는 이후 오픈AI를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13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썬밸리에 참여한 IAC CEO 조이 레빈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AI가 가장 중요한 의제였다”며 “AI에 대한 언급 없이 대화 자체가 안됐다(Obviously no conversation goes on without a mention of AI)”라고 설명했다. 메타 등 현재 AI 논의에서 소외되고 있는 빅테크들은 자신들의 AI투자 및 전략을 소개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론 제일 뜨거운 회사는 오픈AI였다. 오픈AI의 샘 알트먼은 회사에 대한 M&A는 불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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