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든 메타버스 열풍, 정교해진 AI로 다시 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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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7 멤버 마크 투안 복제한 디지털 휴먼, "24시간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
AI 만난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 부활 견인할 듯

미국 AI기업 소울 머신이 GOT7 멤버 마크 투안을 복제해 만든 '디지털 마크 투안'. http://youtube.com/watch?v=-oMZb7wfnYw(출처)
미국 AI기업 소울 머신이 GOT7 멤버 마크 투안을 복제해 만든 '디지털 마크 투안'. http://youtube.com/watch?v=-oMZb7wfnYw(출처)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 대표] 뉴질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AI기업 소울 머신(Soul Machine)은 최근 한국에서 갑자기 유명해졌다. 아이돌 그룹 GOT7의 멤버 중 한 명을 디지털 휴먼으로 복제한 덕분이었다. GOT7의 멤버 마크 투안(Mark Tuan)의 아바타는 유튜브에서 자신을 디지털 마크(I’m Digital Mark)라고 소개하며 “자신은 24시간 7일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의 목적이 팬들의 교감이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생성AI가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시장에도 침투하고 있다. AI기술이 디지털 휴먼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휴먼은 3차원 가상 공간 메타버스의 핵심이지만 수익 모델 부재와 기술의 불안전함으로 확산이 더뎠었다. 하지만, 주어진 명령에 따라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만들어내는 생성AI는 디지털 휴먼의 부자연스러움을 해결할 수 있다. 디지털휴먼이 활동하는 메타버스 역시, AI를 만나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소울 머신은 디지털 휴먼과 메타버스의 부활을 이끄는 대표 AI기업이다. AI와  애니메이션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휴먼을 만든다. 유명 셀럽들의 디지털 휴먼에서부터 메디컬,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가상 인간도 제작한다. 소울 머신이 만드는 가상 인간은 자연스럽지만 애니메이션 느낌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소울 머신은 2023년 챗GPT를 클라이언트를 위한 디지털 페르소나를 만드는 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소울 머신의 공동 창업주이자 CEO인 그레그 크로스는 테크브루(Techbrew)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이언트 회사들과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챗GPT는 디지털 휴먼에 생동감, 자연스러운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픈 AI의 챗GPT 등 대량 언어모델(LLM)에 디지털 휴먼의 미래를 걸고 있다. 특히, AI를 이용해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크로스는 “회사가 클라이언트들이 마케팅이나 세일즈, CS 분야에서 챗봇이 자신을 대신해 말하는 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크로스 CEO는 “디지털 페르소나는 논란이 많은 주제들을 피하도록 훈련을 받고 있다”며 “기존 비즈니스 콘텐츠는 페르소나가 더 똑똑해질 수 있도록 훈련 데이터로 업로드된다"고 말했다. 

소울 머신의 아바타들은  카메라를 통해 얼굴 표정을 읽고 반응하게 설계되어 있다. 크로스 CEO는 생성AI의 추가 탑재가 결국 소울 머신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크로스는 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모양이나 형태로 챗GPT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는 AI를 활용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생성 AI를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구현하는  가장 큰 기회(huge opportunity)”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모델 정교화 필요

소울머신은 2016년 이후 소프트뱅크 등 다양한 벤처 캐피털로부터 1억 3,5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2022년에만 하이네켄, IBM 등으로부터 지난 2022년에 7,000만 달러(894억 원)를 투자 받았다.  

소울머신은 메타버스 투자 열기가 사그라드는 분위기에서 많은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 게다가 디지털 휴먼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이 모호하다. 투자자들이 이 점 때문에 메타버스 기업에 돈을 넣기를 주저하고 있다. 초기 디지털 아바타 기업들은 미디어의 주목을 끌기 위해  광고 목적의 인플루언서 페르소나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홍보나 마케팅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AI가 디지털 페르소나에 탑재되면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수 있다. 

메타버스와 AI '디지털 휴먼의 혁명'

소울 머신은 자신들의 디지털 휴먼이 메타버스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혹자는 메타버스는 죽었다고 말하지만, 크로스 CEO 생각은 다르다. 그는 메타버스 광풍이 끝난 지금, 오히려 시장 확대의 기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실과 똑같은 3차원 디지털 세계에선 디지털 휴먼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AI와 만난 디지털 휴먼은 메타버스 세계를 보다 더 현실과 가깝게 만들 수도 있다.  크로스 CEO는 “지난해 메타버스가 과열됐었고 이제 그 사이클이 지났다”며 “그러나 나는 디지털 세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AI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들어 각 미디어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예산을 줄이면서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 등은 급속히 축소됐다. 생성AI는 디지털 휴먼의 대중화를 위한 장벽을 낮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과거 디지털 휴먼 제작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고 현실 이미지와 차이가 많아, 확산이 어려웠던 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휴먼이 활동하는 메타버스 역시 AI와 만날 경우 시너지가 예상된다.

소울 머신의 목표는 AI와 최첨단 애니메이션 기술을 접속해 ‘유명인 아바타’와 소비자들 간 간격을 좁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유명인의 AI아바타와 1대1 교감을 주는 것이다. 크로스 CEO는 버라이어티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들의 디지털 트윈과 자유자재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상상해 보면 짜릿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울 머신은 유명인들의 디지털 트윈에 집중하고 있다. 크로스 CEO는 마를린 몬로나, 잭 니클라우스, K팝 스타 갓7 마크 투안(GOT7) 등 다양한 연예인들의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크로스 CEO는 수년 내 모든 연예인이 디지털 휴먼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울 머신의 상업용 아바타. https://www.youtube.com/watch?v=5-Lyp2Yk7-k
소울 머신의 상업용 아바타. https://www.youtube.com/watch?v=5-Lyp2Yk7-k

또 디지털 트윈을 산업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병원, 유통 매장, 법률 사무소에서 고객을 응대하게 하거나 주문을 받는 업무를 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울 머신은 몇 시간 안에 유사성, 개인 특성, 목소리 등을 캡쳐해  버추얼 휴먼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AI더빙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영어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몇 번의 클릭 후 한국어 동영상으로도 전환된다.  크로스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아바타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더 염두에 두고 있다. 크로스 CEO는 “AI가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고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요소 기술이 된 생성AI는 디지털 휴먼과 메타버스 영역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결론은 알 수 없지만, AI가 보다 많은 우리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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