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더라이브’ 폐지 확정...한 달 결방 꼼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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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방송 끝으로 폐지…60분 확대 편성 4개월만
제작진들 "사측 해명 납득 못해, 편성본부장 사퇴 촉구해야"

KBS '더 라이브' 방송화면 갈무리

[PD저널=엄재희 기자] 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 갑작스러운 불방으로 파행을 빚었던  KBS <더 라이브>의 폐지가 결국 확정됐다. KBS 사측은 '2TV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제작진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KBS 사측은 16일 <더 라이브>가 4주간 대체 편성 후 폐지되고 공식 종영일은 12월 중순경이라고 제작진에 통보했다. <더 라이브>는 지난 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되는 셈이다.

<더 라이브> 제작진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편성 제외 사태와 폐지 결정 과정을 상세하게 전하며 반발했다.

<더 라이브> 제작진에 따르면, 박민 KBS 사장 취임일 <더 라이브> 편성 제외를 통보받은 제작진은 이튿날인 14일 김동윤 편성본부장을 찾았으나 경위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리에서 김 편성본부장은 "발령을 늦게 받아 전체를 파악하진 못했다", "코비스(KBS 내부 게시판) 게시물을 통해 통상적 업무 차원에서 반영했다"고 제작 자율성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편성 제외를 누가 기획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편성본부장은 <더 라이브> 폐지 결정에 대해 "개편과 수시 교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해 편성규약 위반이라는 KBS 내부의 비판을 일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행 KBS 편성규약에는 "제작 실무자는 제작의 자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 관련 결정에 대해서 시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되어 있지만, '낮은 수준의 변경'이어서 편성 규약의 의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작본부의 또 다른 간부는 '2TV와 맞지 않아' <더 라이브>를 폐지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기도 해 제작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더 라이브>는 지난 6월 KBS 편성 개편 당시 시청률이 2%에 육박하고 화제성도 있어 광고가 붙는 2TV로 이동하고 30분에서 60분으로 확대 편성된 바 있다.

<더 라이브>는 지난 10월 한국갤럽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에서 시사교양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며 11월 2주차 '인터넷반응' 순위 8위에 오르는 등 시청자의 관심을 받아왔다. 

<더 라이브> 제작진은 입장문에서 "<더 라이브>가 2TV에서 시청률·화제성·디지털 반응 등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였는지, 제시받지 못했다"며 "기본적인 데이터와 성과지표는 일언반구 언급 없이 '2TV에 맞지 않는다'는 성의없는 문장만 툭 던져 놓았다"고 비판했다. 

KBS가 <더 라이브> 폐지를 결정하면서도 한 달간 유예기간을 둔 배경에 대해서도 ‘꼼수’라는 비판이 내부에서 쏟아지고 있다. ‘프로그램 폐지 시 한 달 전 고지'라는 외부 인력과의 계약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 라이브> 프리랜서 제작진들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생방송에 헌신했던 프리랜서 제작진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이것은 결코 공영방송 정상화가 아닌 비정규직 제작진들을 향한 공영방송의 탄압이다"고 밝혔다. 

<더 라이브> 제작진은 이번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김동윤 편성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언론노조 KBS본부는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사측에 요구한 상황이다.  

<더 라이브> 폐지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에 대해 김동윤 KBS 편성본부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시청률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1년도 안 돼서 폐지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프로그램은 수시로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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