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엄재희 기자] 박민 KBS 사장 취임 50일을 맞아 실시한 내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7.5%가 '박 사장 취임 후 제작 자율성이 후퇴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30일 조합원 1,0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민 사장 취임 50일을 맞아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7.5%가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의 독립성 및 제작 자율성이 확대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매우 그렇지 않다' 78.7%, '그렇지 않은 편이다' 18.8%) 또, '수신료 분리 고지와 보도시사 프로그램 신뢰도 등의 고려했을 때, 현재 KBS 상황을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8.1%가 '나빠졌다'고 대답했다.('매우 나빠졌다' 70.7%, '나빠졌다' 17.4%)
가장 심각한 문제를 꼽으라는 질문에는 △수신료 분리 고지 대응 부실(36.0%) △보도시사 프로그램 신뢰 추락(28.4%) △인사 시스템 붕괴(18.7%) △제작 자율성 침해(16.9%) 순으로 답했다.
특히, 박 사장은 '수신료 분리 고지' 대응에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사장이 수신료 문제에 정무적 해결 능력을 보여주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8.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긍정은 2.0%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박 사장이 헌법소원 등 수신료 분리고지를 통합고지로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KBS본부는 "두 달이라는 짧지 않은 이 기간 동안 구성원들이 목도한 낙하산 박 사장의 경영 능력 및 인사는 어디에서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며 "만약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보고도 지금껏 해왔던 대로 막장 인사, 부실 경영을 할 거라면, 자신의 깜냥을 인정하고 그만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