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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취임 100일, '뉴스데스크' 얼마나 바뀌었나

'집중이슈팀' 신설해 현안 대응... MB 의혹 단독 보도 눈길 이미나 기자l승인2018.03.16 18: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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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시청자 신뢰도 회복'을 내건 최승호 MBC 사장이 16일 취임100일을 맞았다.

최 사장의 취임 이후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12월 26일 방송을 재개하며 "권력에 충성해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다"며 "앞으로 공영방송다운 뉴스가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고,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뉴스가 되겠다"고 했다.

방송 재개 3개월 차에 들어선 현재까지 시청률로만 살펴보면 아직 <뉴스데스크>가 과거의 영광을 찾았다고 말하기엔 어렵다.

평창 동계올림픽 시즌이었던 지난 2월 20일 10.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아래 동일)로 두 자릿수대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으나, 이는 올림픽 특수를 누린 것으로 이후에는 3~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여론의 질타를 받은 보도도 있었다.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CCTV만으로 섣부르게 당시 상황을 단정했던 제천 화재 관련 리포트나 지인을 인터뷰이로 출연시켰던 개헌 관련 리포트는 방송 이후 파문을 낳았다. 결국 <뉴스데스크>는 두 차례에 걸쳐 사과 방송을 내보내야 했다. (▷ 관련 기사: '뉴스데스크' 논란, MBC 경각심 일깨웠다)

하지만 석달 동안의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불공정한 보도'로 비판을 받아 온 <뉴스데스크>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선 언론이 갖는 '권력의 감시' 기능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아이템 선정 측면에서도 자본과 정치 권력을 향한 비판적 감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핵심적인 사안은 하루에 여러 꼭지로, 혹은 며칠에 걸쳐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데스크> 재개 첫 날 사정당국 관계자의 입을 빌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2천억 원대의 비자금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여론조사 결과 조작 논란, 한국광물자원공사 파산 위기, 사법부 블랙리스트 논란, KT 불법로비 의혹 등을 차례로 다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다스 실소유주 의혹이나 불법자금 수수 의혹은 집중적인 취재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2월 28일 보도를 시작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1월 17일에는 12꼭지에 걸쳐 현안을 전하고 분석하는 리포트를 내놨다. 같은 달 24일과 25일, 26일, 28일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단독 기사를 포함한 리포트들을 연이어 방송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지난 14일에는 방송 시간도 20분 확대해 관련 소식을 22꼭지로 보도했다. (▷관련 기사: 달라진 '뉴스데스크', MB 보도에 '올인')

▲ <뉴스데스크>는 방송 재개 이후 팩트체크 코너인 '새로고침'을 신설했다. ⓒ MBC

세월호 참사나 삼성반도체에서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KTX 해고 승무원 등 그동안 외면했던 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다시 조명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더해 <뉴스데스크>는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을 만나고, 현실과 맞지 않는 단가가 책정된 급식카드 때문에 지원 아동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팩트체크 코너인 '새로고침'을 신설해 사안의 맥락을 짚고, 필요할 경우 외부 전문가를 스튜디오에 초청해 앵커와 대담을 나누도록 한 것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뉴스데스크>는 '새로고침'에서 언론의 성폭력 보도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만 부각되는 현상이나 경제사범의 지위가 높을수록 사법부의 판단이 관대해진다는 점을 관련 사실들을 들어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는 '백화점식 보도'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최근 보도본부 내 신설된 '집중이슈팀'은 출입처 중심이 아니라 이슈 중심으로 취재하는 조직이다. 지난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취재에도 집중이슈팀 소속 기자들이 상당수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배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 활동가는 "보도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사라졌고, '미투' 운동이나 사회에서 주요한 화두가 되는 부분들을 열심히 보도하려는 것 같다"며 "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하려는 노력이 보인다"고 평했다.

남상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아래 민실위) 간사도 "최근 <뉴스데스크>만의 아이템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단독 기사나 노동 문제 등에 대한 기획 기사 등이 풍성해졌다"며 "한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경향도 예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기존의 뉴스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나은 활동가는 "사건 보도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삽화나 영상 사용이 줄긴 했지만, 성폭력 관련 보도에서 피해자의 과거 영상이 사용되는 것은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 보도가 대표적이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6일과 7일 보도에서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 씨의 과거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했다. 김 씨의 모습에 별도로 표시를 하기도 했다.

▲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김지은 씨 얼굴은 PD저널에서 모자이크 처리함) ⓒ MBC

이를 두고 민언련은 지난 8일 낸 보고서에서 "방송 보도의 특성상 상황을 설명하면서 보여줄 '그림'이 필요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해외 일정을 뒤져 그 속에서 '피해자가 어떤 표정으로 있었는지'를 찾아내 이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월 30일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보도하며 성폭력 정황이 담긴 재연 영상을 내보내거나, 2월 7일 북한 예술단의 입국 상황을 보여주며 예술단 단원의 다리에서부터 시작해 몸을 훑듯 올라가는 영상을 방송한 것 또한 기존의 관습적 행태를 보여준 보도로 꼽힌다. (▷관련 기사: '훔쳐보고' '몰래 찍은' 북한 응원단)

최근 대두된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나 드라마 제작 환경 문제 등 방송사 내부를 향한 보도에 소극적인 부분도 아쉽다.

민언련은 지난 1월 '최악의 미보도' 사례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를 공동 선정하며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킨 사회적 의제에 대해, 이해 당사자가 모조리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침묵의 의도를 '업계 종사자의 카르텔'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배나은 활동가는 "김장겸 전 사장 시절 자사의 보도 공정성이나 분쟁적인 사안 등에 대해 MBC가 사측의 입장을 보도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은 최근 개선됐다"면서도 "방송계 현실에 대해서는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보도할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사안을 보도하는 태도와 비교하면 변명처럼 들린다"고 꼬집었다.

최근 민실위는 보고서를 내어 <뉴스데스크> 혁신을 위해서는 집단적인 토론을 통해 콘텐츠의 가치와 기준에 대한 내부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스에 선택과 집중'을 적용할지, 현재의 형식을 유지하면서 뉴스 품질을 높일 것인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민실위는 뉴미디어 전략이 부재한 현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박성제 MBC 보도본부 취재센터장 역시 "그게 우리에게도 항상 고민"이라며 "어떤 이슈에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좋을 때가 있고, 또 어떤 이슈에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센터장은 "다만 과거 시청자의 비판을 많이 받았던 보도들, 예를 들어 '비오는 날에는 소시지빵' 과 같은 보도처럼 시청자가 굳이 알 필요가 없거나 눈요깃거리에 불과한 뉴스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갖고 있다"며 "정확하게 잘 취재해 골고루 전하고, 힘을 줄 아이템은 힘을 주면서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남 간사는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명제는 다들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같지 않다"이라며 "여러 시도와 실험을 통해 MBC만의 길을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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