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은 ‘손혜원 의혹’ 보도에 왜 화가 났나
상태바
목포시민은 ‘손혜원 의혹’ 보도에 왜 화가 났나
도시재생 둘러싼 이익 충돌 맥락‧사실 확인 부족...'손혜원 찬반' 구분법 서울 중심의 낡은 보도 관행
  • 김순규 목포MBC PD
  • 승인 2019.01.21 18:1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17일 목포MBC가 보도 화면 갈무리.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손혜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탈당으로 배수진을 쳤지만, 자유한국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카드를 또다시 꺼내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손혜원 의혹’으로 중앙언론사와 지역언론사간에 보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목포MBC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SBS 보도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보도를 연일 내놓고 있다. 목포MBC는 SBS 첫 보도가 올라온 다음날 유튜브에 ‘손혜원 목포 투기 논란 단독 인터뷰’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 영상을 촬영하고 유튜브에 게재한 김순규 목포MBC뉴미디어부장이 목포에서 바라본 ‘손혜원 의혹’ 보도를 주제로 기고글을 보내왔다. -편집자주 

[PD저널=김순규 목포MBC PD] 이 정도면 ‘과잉 관심’이다. 목포 원도심이 주목받으면서 ‘목포 은인(木浦恩人)’논란이 뜨겁다. 은인의 주인공은 손혜원 의원과 ‘SBS(SBS ’끝까지 판다팀‘)다. ‘나도 은인이다’고 했다가 멋쩍은 상황에 내몰린 또 다른 정치인은 논외로 치겠다. 목포 은인 덕에 목포의 가치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목포시민 대다수도 그런 마음이다.

SBS 끝까지 판다팀의 최초 보도와 반박, 이때다 싶어 뛰어든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와 각종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 이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푸는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끝까지 판다’에 제보한 최초 제보자그룹의 제보 내용이 공공의 제보인지, 사적 이익에 기반한 제보인지를 밝히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 검증과 심층취재를 통해 최초로 제보한 그룹의 실체도 드러날 것으로 본다. 그것을 밝히는 것은 취재와 보도의 기본원칙을 지켜가는 언론인들의 몫이다.

SBS 뉴스는 지난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문화재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친인척 측근의 차명이 확실시 되는 부동산을 22채 매입했고, 문화재 지정 이전에 집중 매입 후 부동산값이 4배 올랐다”는 등의 보도를 연이어 내놨다.

‘손혜원 의혹’ 전반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공익과 사익이 함께 있는 영역에서 공인의 이익 충돌 회피가 쟁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필자 또한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 매지 마라”는 지적과 관련해, 다른 시각을 가진 손혜원 의원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지적하고 싶은 건 SBS보도가 목포라는 도시에서 이익 충돌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사실확인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익 충돌을 이야기하려면 목포 원도심 근대문화유산공간에 대한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공공의 이익이란 오랜 기간 그곳에서 살아 온 분들의 삶의 개선, 문화재에 대한 공동의 인식, 시민적 합의에 기초한 도시재생, 청년들의 목포 정착과 활력이다.

목포에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길은 이번 등록문화재 지정 이전, 목원동 도시재생사업 진행과정부터 끊임없이 암초를 만났다. 목포시에서 원도심 청년창업자에게 지원한 임대료 예산을 건물주가 그만큼 올려받아 창업자를 다시 거리로 내모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목포 원도심의 문제를 보도한다면 손혜원 국회의원의 이익 충돌만이 아니라 최소한 도시재생사업 과정에서 대두되는 복합적인 이해 충돌의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목포 주민들이 요즘 뉴스를 보고 화가 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손혜원 옹호VS 반대, 손혜원VS박지원 이런 식의 구분법은 수도권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낡은 보도관행일 뿐이다. 더군다나 이 문제는 과거 지역주민이 개발사업 유치에 동원된, 지역이기주의 문제도 아니다.

▲ 지난 16일 목포MBC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손혜원 인터뷰 영상'

한 지역의 문제를 다룰 때는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지 다면적 분석과 사실 확인이 뒤따라야 한다. 재개발사업에 붙어 있는 이권과 함께 등록문화재를 사전에 매입해 공공기관에 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는 자들, 지원사업 예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세력, 임대료를 높인 뒤 시세차익을 챙기는 이들은 개발과 보전지역을 오가며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극대화한다. 흔히 말하는 시민단체의 영역도 예외일 수 없다.

대부분의 지방도시재생사업은 흔히 이야기하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단선적인 대립으로 이해할 수 없다. 보존 문제도 자리싸움을 포함해 사소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즉 “개발은 저쪽 편 보존은 내 편”의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대립 구도는 단선적이기도 하고 때론 복잡하게 얽히기도 한다.

이번 ‘손혜원 의혹’ 으로 목포MBC 뉴스는 SBS 뉴스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박영훈 목포MBC 보도부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사실 확인의 결말을 예단하지 않고 있다. 묵묵히 간다”라고 말했다. 이번 의혹 보도 논란이 정리되는 시점에서 지역 공영방송이 왜 필요하고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성찰의 계기도 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의란 2019-01-21 20:37:58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홍어들의 수준하고는... 손헤원의원이 구도심에 건물을 사지 않고 개발을 진행하면 아무말이 없잖아... 그럼 강원도 산골마을에 100가구가 있는데.. 국회의원이 20채를 구매하고 국고 천억이상을 들여서 산골마을 개발을 위해 집도 고치고 마을길도 넓히고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 제발 정신들 차려라.. 홍어들아...

정의로운 사회 2019-01-21 18:48:45
댓글 쓸 가치가 없는 주관적인 푸념! 글을 쓰기전에 제일 먼저 정의가 무엇인지 부터 배워야 할뜻!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