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2.22 금 18:13

‘손혜원 투기 의혹' 보도 부메랑 맞은 언론

SBS ‘손혜원 의혹’ 보도량 ‘삼성 경영권 승계’ 보도 웃돌아...“고발 이상의 탐사보도 필요” 박수선 김혜인 기자l승인2019.01.24 12:13:1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지난 23일 SBS <8뉴스> 손혜원 의원 기자회견 보도 화면 갈무리.

[PD저널=박수선·김혜인 기자]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언론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손혜원 의원뿐만 아니라 언론계 내부에서도 언론의 책임과 보도 관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SBS는 이 논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의혹을 제기한 초반 ‘투기 프레임’이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과잉보도’ 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SBS가 <8뉴스>에서 '손혜원 의혹'을 전한 리포트의 양은 ‘삼성 경영권 승계’ 보도를 웃돌았다. SBS는 손혜원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지난 15일부터 나흘 동안 메인뉴스에서 23건의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지난해 SBS가 대대적으로 보도한 ‘에버랜드 땅값’ 의혹 보도(21건) 보다 많다.

언론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의제를 설정하고, 자사 보도의 주목도를 높이는 건 일반적인 방식이다. 장기간 취재 인력이 투입되는 탐사보도는 보도 분량과 기간이 긴 게 특징이다. 

‘손혜원 의혹’과 ‘삼성 경영권 승계 문제’ 모두 SBS 탐사보도팀이 장기간 취재를 거쳐 내놓은 결과물이지만 여론은 딴판이다. 언론상을 휩쓸면서 SBS 탐사보도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에버랜드 땅값’ 보도와 달리 '손혜원 의혹' 보도는 과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일간지 중견기자는 “손 의원 관련 보도는 삼성 보도만큼 방대한 보도량을 쏟아낼 사안도 아니었고 최초 보도 이후 내용을 살펴보면 첫 보도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충하고 해명하기 위한 불필요한 보도들도 적지 않아 평정심을 잃은 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끝까지 판다팀이 초기 보도 방향을 잘못 잡으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의견이다. SBS는 보도 첫 날 ‘의원님의 수상한 문화재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손혜원 의원 측의 목포 원도심 부동산 매입 규모, 건물값 상승 등을 집중 보도했다. 보도 이후 투기로 볼 수 없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SBS는 ‘이해 충돌 금지’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투기 프레임이 정치권까지 확산된 뒤였다. 

SBS는 지난 17일 <8뉴스>에서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건 '공직자 윤리', 국회의원으로서의 처신"이라며 "굳이 증여까지 하면서 재단 이사 딸, 보좌관 딸, 남동생 아들 이름으로까지 재생사업 구역 전반에 걸쳐 산 행동이 적절했느냐 묻고 싶었던 것"이라고 보도 의도를 설명했다.

▲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시 대의동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의혹 해명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SBS가 뉴스에서 보도의 원칙을 강조할수록 해명성‧반박성 보도도 늘고 있다.

SBS <8뉴스>는 지난 23일 손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면서 “손 의원은 자신에 대한 보도가 근처 아파트 재개발 사업 차질과 관련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배후설을 다시 꺼냈다”며 “하지만 SBS 보도는 아파트 건설이나 이 지역 재개발조합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손혜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언론이 왜 자꾸 링 위에 올려놓는지 모르겠다“며 SBS 기자가 왔는지 물어보며 SBS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손혜원 의혹' 보도를 계기로 고발에 무게를 둔 언론의 보도 관행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희정 <한국일보> 미디어전략실장은 24일자에 실린 칼럼에서 “언론들이 ‘눈먼 분노’를 부르기 쉬운 ‘투기 의혹’보다 더 근본적인 ‘이익충돌 금지’ 위반 문제에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라며 “세상은 더 복잡해졌고 미래는 더 불투명해졌는데, 언론이 그런 현실을 담아내는 그릇 혹은 기술은 여전히 투박하고 원고지 시절의 문법에 붙박혀 있지는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변상욱 CBS 대기자는 “심층 보도는 100% 확신이 아니라면 판정은 뒤로 미뤄야 한다”며 “SBS 보도 이후 벌어진 정치적 논쟁의 의미는 언론이 고발을 넘어서 더 깊이 있는 분석을 같이 내놓아야 한다는 언론 수용자들의 목소리가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선 김혜인 기자  susun@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안수영l편집인: 안수영l청소년보호책임자: 안수영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안수영
Copyright © 2019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