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혜인 기자] “태영건설 윤석민의 방송장악 거부한다.”, “방송독립 독립경영 사수하자.” 4일 SBS 구성원 300여명이 SBS본사 로비에 모여 지주회사 최대주주인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경영 개입 시도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SBS 자회사 인사와 SBS 조직개편에 윤석민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폭로가 연이어 나오면서 이날 언론노조 SBS본부가 마련한 결의대회에 300여명이 넘는 직원이 참석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직원들은 SBS가 그동안 지켜온 독립경영의 원칙이 윤석민 회장의 복귀 움직임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집회에 참석한 한 PD는 “2017년 사장 임명동의제를 도입하고 경영독립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황당했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SBS콘텐츠허브 대표이사 선임과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조직개편에 대주주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임명동의제를 도입한 취지가 사라졌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다른 저연차 PD는 “선배들에게 대주주가 경영에 개입했을 때 방송사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충분히 들었다"며 "민영방송사에도 경영 개입은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SBS 한 기자는 “외근이 잦은 탓에 그동안 집회에 나오지 못했지만 이번 조직개편 결과는 오너 복귀의 시그널로 느껴졌다"며 "더 이상 좋은 뉴스를 만들지 못하지 않을까란 위기의식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주최한 비대위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4가지 요구안을 대주주와 사측에 전달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은 “SBS 구성원의 인생이 녹아있는 조직을 창업주의 아들이 무슨 권리로 장악하겠다는 거냐”라며 “구성원들의 믿음과 신뢰를 상실한 박정훈 사장에 대한 임명동의를 오늘부로 환수하겠다. 구성원의 미래를 망치는 박정훈 사장과 이동희 경영본부장은 사퇴하라”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박정훈 사장과 이동희 경영본부장의 사퇴와 윤석민 회장의 '소유 경영 분리 윈칙 파기' 사과, 4월 1일자로 시행한 조직개편의 원상 복구 등을 요구하면서 오는 5일 오후까지 대주주와 사측에 답변을 달라고 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요구안을 거부하면 더 이상 대화의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물러서지 않는 싸움에 돌입하겠다”며 “태영건설이 지상파 방송의 대주주 자격이 있는지 국민과 시청자에게 직접 묻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