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조선일보' 외압에 '봐주기 수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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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 '조선일보' 외압에 '봐주기 수사' 확인
검찰 과거사위원회, "장자연 문건 내용 사실 부합" "리스트 진상규명은 불가능"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9.05.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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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장자연 리스트’ 재조사를 벌인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08년 검찰이 리스트 속 ‘조선일보 방 사장‘이 누군지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고 '봐주기 수사'로 사실상 사건을 은폐했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조선일보> 관계자들이 경찰청장과 경기청장을 찾아가 방 사장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일 ‘장자연 리스트 사건’ 보고서 심의를 거쳐 ‘장자연 문건의 내용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할 것“이라면서도 ”리스트’의 실물을 확인할 수 없어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진상규명의 초점이 된 ‘조선일보 방 사장’을 특정하기 위한 수사는 시종일관 ‘조선일보 봐주기’였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수사검사는 불기소 이유에 장자연 문건에 나오는 ‘조선일보 방사장’이 전 스포츠조선 사장일 수 있다는 오해를 만듦과 동시에 방상훈 등에 대해 추가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은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조사단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명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한달 치만 확인했을 뿐, 비서실과 비서진의 통화내역을 확인하지 않는 등 방상훈이 장자연 문건의 ‘조선일보 방사장’인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미진했다”며 “장 씨의 소속사 대표 김종승의 스케줄표에 기재된 ‘2008.7.17. 조선일보 사장 오찬’의 사실 여부 수사를 진행한 후 ‘2008.7.17. 조선일보 사장’이 방상훈 사장과 무관하다고 판단하는 데 치중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조선일보> 측의 외압도 사실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전 경기청장이 면담에서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자신을 찾아와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번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는데, 사실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 측이 수사기록을 제공받거나 통화내역 삭제를 시도했는지는 "당시 수사기록과 조사단과 면담한 경찰관들의 진술이나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재조사를 앞두고 쟁점으로 떠오른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와 장자연 씨와의 통화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조사단은 “조사단이 확보한 통화내역 파일에는 방정오와 장자연 사이의 통화내역이 없다”며 “해당 통화내역 파일은 수사과정에서 이미 수정된 것으로, 확보된 통화내역으로는 방정오와의 통화내역이 선별되어 삭제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장자연 사건의 초동수사 문제는 재확인됐다.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의 행적과 만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는 수첩, 다이어리, 명함 등 주요 증거들이 압수수색에서 누락되어 초동수사가 잘못됐다”고 결론 지었다.

조사단에 따르면 유족 장 아무개 씨는 2009년 장자연 문건의 원본과 사본을 받아 소각하는 과정을 녹음했다고 참고인 조사 당시에 진술했다. 하지만 봉은사에서 녹음된 녹음 파일과 녹취록과 유족 장 씨가 작성하고 전술조사에 첨부했다고 한 ‘장자연 문건의 내용 및 형식’ 자료 모두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장자연 씨가 사망 직전 발송한 문자메시지 세 통이 삭제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단은 “통화내역, 디지털포렌식 자료, 수첩 복사본 등이 모두 기록에 누락된 것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이나 검사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통화내역 원본 및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기록에 편철하지 않았고, 장자연 수첩 및 다이어리 등 압수물을 가환부할 당시 압수물 사본을 남겨두도록 지휘하지 않는 등 수사검사가 객관적인 자료를 기록에 보존하는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장자연 씨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2인 이상이 공모·합동했는지, 어떤 약물을 사용했는지 등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협의를 인정할만한 자료가 발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진술 등 증거가 확보될 수 있으므로 공소시효인 2024년 6월 29일까지 이 사건 기록과 조사단 조사기록을 보존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과거사위원회가 유일하게 소속사 대표 김종승 씨의 위증 혐의에 대해 수사 개시를 권고했다.

아울러 디지털 증거 원본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 압수수색 등 증거 확보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마련 등을 주문하고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은폐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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