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외주제작거래 가이드라인' 시행…방송계 반응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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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외주제작거래 가이드라인' 시행…방송계 반응 온도차
'촬영 전 서면계약 체결'·'저작권·수익 배분 원칙' 등 명시...지상파·종편· CJ ENM 적용
"강제 규정 없어 실효성 담보 방안 마련해야"
  • 이미나 기자
  • 승인 2019.07.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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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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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오는 11월부터 외주제작사에 프로그램 제작을 맡기는 지상파와 종편,  CJ ENM은 표준제작비를 미리 산정해서 제작사 측에 제시하고, 서면 계약서도 촬영 전에 작성해야 한다. 

방통위가 17일 공개한 '외주제작 거래 가이드라인'은 지난 2017년 12월 5개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방통위는 가이드라인이 방송 제작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반영하면서 원론적인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가이드라인에는 크게 방송사업자와 외주제작사 간 외주제작 거래 시 외주제작의 원칙을 비롯해 계약의 구성 및 방식, 제작비 산정 및 지급, 저작권 및 수익배분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촬영 시작 전에 서면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계약 해지시 30일 전에 서면으로 해지사유를 통지하도록 명시했다. 또 방송사에는 매년 외주제작 프로그램 표준제작비 산정기준을 마련해 제작비 산정 시 외주제작사에 이를 제시하도록 했다.

쟁점으로 떠올랐던 저작권은 "프로그램을 창작한 자에게 귀속되며, 창작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원칙 정도만 제시했다.

초안에서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 제작의뢰‧기획회의 참여‧제작설비 및 인력 등을  제공한 것은 창작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방송사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수정됐다.   

또 초안 공개 당시 방송사업자 측에서 난색을 표했던 프로그램 구매 가격·거래 절차 공표 조항은 모두 삭제됐다. 당시 방송사업자들은 초안 공개 토론회에 불참하며 반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간보고서 제출 의무도 확정안에선 사라졌다. 

대신 방송사업자에 대해선 공정한 외주거래 환경 조성과 외주제작 근로환경 개선 등을 위해 외주제작사와 상생협의체를 운영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고, 실효성 있는 운영을 위한 운영계획 수립도 권고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일었던 '역차별' 논란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확정안은 '전전년도 말 기준 방송사업매출액이 800억 원 이상이고 외주제작비 지출액이 50억 원 이상인 방송사업자'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11월 시행과 함께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사업자는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CJ ENM과 MBC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17년도 말 기준이라 오는 11월에는 지상파와 종편을 비롯해 PP인 CJ ENM 등 10개 사업자에만 적용되지만, 점차 적용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송계에서는 가이드라인 제정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내용 평가에서는 온도차가 드러난다. 막판까지 의견 조율 과정이 이어지면서 방통위는 당초 지난 9일로 예정됐던 가이드라인 발표를 한 주 연기하기도 했다.

독립PD협회 관계자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중간부터 논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확정안을 살펴보면 '제작진의 노동인권 개선'이라는 근본취지도 훼손된 상태"라며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어쩔 수 없이 시행하더라도, 개정 논의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도 "초안과 달리 확정안은 원론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듯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은 일제히 '일단 제정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효성 위원장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각오로 시작할 때 이 가이드라인도 의미가 있다"며 "'가이드라인이 필요 없는 상황을 지향하는 가이드라인'이 탄생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강제 규정이 아닌 만큼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도 숙제다.

고삼석 위원은 "비록 가이드라인이지만 향후 주요한 사업자들의 재허가‧재승인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재허가‧재승인을 받지 않는 CJ ENM 등 PP에 대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별도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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