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장 "대전MBC 채용 성차별, 시대 뒤떨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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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서 대전MBC 프리랜서 아나운서 문제 도마에
김상균 방문진 이사장 "사실 확인해 보겠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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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여야 의원들이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문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한 목소리로 대전MBC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들이 제기한 고용 성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김상균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도 "시대 흐름에 많이 뒤떨어진 일"이라며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전MBC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는 유지은·김지원 아나운서는 지난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성별을 이유로 고용 형태에서 차별을 받았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특히 진정을 낸 후 이들이 각각 한 개의 프로그램만을 남겨두고 그동안 진행하고 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인권위 제소 때문에 업무에서 배제된 것이라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특히 유지은 아나운서는 지난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접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유 아나운서는 "여성 아나운서만 계속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많은 분들이 프리랜서로 입사해서 왜 정규직을 요구하느냐고 묻는데, '꼼수'로 정규직을 시켜달라는 게 아니라 애초 대전MBC에는 여성 아나운서가 (정규직으로) 응시할 시험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역MBC 아나운서 중 남성은 86%가 정규직인데 여성은 27%만 정규직"이라며 "대전MBC 아나운서 두 분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뒤 대전MBC가 한 행동을 보면 사실상 '해고' 수준이다. 여성 아나운서들은 방송의 꽃'이라는 사상을 아직도 공영방송인 MBC가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창피하지 않나"고 물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도 "대전MBC가 프리랜스 아나운서들과 계약서를 어떻게 작성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회사가 지정하는 프로그램에 투입될 수 있다'는 식으로 애매하게 표현이 되어 있다면 계약을 맺는 사람 입장에선 '회사가 지시하는 일을 받아서 하는데 정직원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대전 MBC의 경우, 9월 말 기준으로 대전 MBC의 아나운서는 총 7명인데 이 중 남성 아나운서 4명은 정규직이고 비슷한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 아나운서 3명은 계약직 프리랜서"라며 "MBC는 남녀고용차별, 계약직 일방적해고 등 부당한 노동조건‧행위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김상균 이사장은 "지적에 대해 민망하게 생각한다"며 "(방문진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사실임을 전제한다면 시대의 흐름에 많이 뒤떨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색이 공영방송인데, 약한 쪽과의 관계에서 말썽이 일어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주의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대전MBC는 지난 4일 홈페이지에 두 아나운서의 주장에 대해 "정당한 개편에 따른 프로그램 출연 계약 종료를 부당한 업무 배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프리랜서의 프로그램 출연 계약 종료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대전MBC는 "고용노동부나 법원을 이용해 정당한 판단을 받기를 바란다"며 "대전MBC는 허위 사실 주장에 근거한 이미지 훼손 행위로 인해 회사나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 행위를 한 개인 또는 단체에게 엄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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