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영아 아버지, 신천지' 보도한 방송사 무더기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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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 영아 아버지, 신천지' 보도한 방송사 무더기 '권고'
방심위 출석한 방송사 관계자들 '속보 경쟁으로 미흡한 보도' 인정
'대구 사태' 발언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권고' 의결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4.08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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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위해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위해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 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생후 45일 영아의 아버지가 신천지 교인이라고 보도한 6개 방송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소위)로부터 무더기 '권고'를 받았다.

방송소위는 8일 MBC, JTBC, 채널A, TV조선, MBN, 연합뉴스TV 등 6개 방송사에 각각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교인인 남성의 생후 45일 된 영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경북도청은 2일 해당 남성이 신천지 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본인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다수 방송사들은 당초 생후 45일 영아의 아버지가 신천지 교인이라는 소식을 통신사인 <연합뉴스> 기사를 통해 접하고 별다른 사실 확인 과정 없이 속보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보라는 사실 역시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소위의 의견진술 결정을 통보받은 뒤에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공적매체인 방송은 속보 경쟁보다는 충실한 취재를 통해 정확한 사실만을 보도해야 하며, 오보에 대해서는 즉각 정정보도 등의 후속조치를 이행해 시청자뿐 아니라 피해 당사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설 의무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소영 위원은 "(해당 지역에선) '생후 45일 된 영아의 아버지'라면 (누구인지) 특정이 가능하다. 누군가의 명예와 관련된 부분인데, 낙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이상 사실을 확인했어야 했다"며 "아버지가 신천지 교인라는 게 당시에 시급히 보도가 필요한 것인지를 (방송사가) 고려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뉴스> 기사를 그대로 인용했다는 건 태만"이라며 "엄중한 상황에서 언론에 요구되는 역할을 고려한다면, 엄격한 자기 기준을 적용해야 할 시점인데도 속보경쟁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게 바람직하진 않다"고 했다.

김재영 위원 역시 "당시는 대구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컸던 시기라, 기자들 입장에선 꼼꼼히 체크하며 (보도)하기엔 경황없는 시점이었을 것"이라면서도 "특보 체제가 오히려 (언론에는) 독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의견진술을 위해 각 방송사를 대표해 나온 이들도 당시 보도를 두고 '미흡했다'고 자평했다. 최장원 <뉴스데스크> 에디터는 "언론이 재난 상황에서 즉자적으로 반응하기보단 반 발짝 떨어져 가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깊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중 JTBC 보도국 주말취재팀 팀장도 "타사에 뒤지지 않겠다는 경쟁심과 시청자의 눈을 끌겠다는 생각"이 문제가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방송소위에선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라는 발언으로 지역 비하 논란을 불렀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도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이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공식입장을 내고 "대구 시민을 비하하고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대구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방역 대책을 강하게 촉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던 TBS는 이날 의견진술에서도 "특정 지역을 비하하려는 뜻은 결코 아니었지만 책임감 있는 표현을 고민했어야 했던 것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수 위원들은 지역 비하 논란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사태'라는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허미숙 위원장은 "아무리 진행자가 원고를 써 오는 코너라해도 '사태'라는 표현을 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시청자 정서에 한걸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BS의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소영 위원은 "필요하다면 홈페이지나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청취자에게 (해명) 말씀을 올리겠다"는 송원섭 TBS 라디오 제작본부장의 발언에 "그건 외부기관인 방심위를 통해 말할 게 아니라 방송사가 빨리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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