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어 디즈니+도 광고요금제, 대세 자리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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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모델 가입자 증가 한계... HBO맥스·넷플릭스·디즈니+ 모두 광고요금제 추가
2023년 시장 반응에 따라 국내 OTT 확산 여부 나올 듯

최근 미국에서 광고요금제를 출시한 디즈니 플러스.

[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디즈니가 지난 8일 미국에서 광고 지원 모델 ‘디즈니+ 베이직’을 월 7.99달러에 출시했다. 디즈니+와 훌루에서 광고를 보는 ‘듀오 베이직’은 월 9.99달러, 디즈니+와 훌루, ESPN+에서 광고를 보는 ‘트리오 베이직’은 월 12.99달러, 그리고 트리오 베이직에 라이브 TV를 포함한 서비스는 월 69.99달러이다.

기존의 광고 없는 디즈니+의 가격은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3달러 인상했고, 광고없는 디즈니+/훌루/ESPN+ 번들인 ‘트리오 프리미엄'은 19.99달러로 가격의 변동이 없다. 넷플릭스도 지난 11월 4일 광고 모델을 월 5500원(미국 6.99달러)에 도입한 바 있다.

한동안 OTT는 넷플릭스가 만든 구독자 모델(SVOD)이 대세였다. 이후 디즈니+와 HBO 맥스가 이를 따랐고, 국내의 웨이브나 티빙도 그렇다. 그러나 SVOD가 늘어나면서 광고 모델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훌루, 피콕, 파라마운트+는 처음부터 광고 모델을 출시했는데, HBO 맥스(2021년 6월 21일) 넷플릭스, 디즈니+는 구독 모델만 운영하다가 광고 모델을 추가했다. 이로써 글로벌 OTT 대부분은 광고 모델을 포함하여 다양한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왜 글로벌 OTT가 광고 모델을 도입했고, 향후 OTT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글로벌 OTT 요금제 현황. 출처: https://www.occstrategy.com/ 일부 수정.
글로벌 OTT 요금제 현황. 출처: https://www.occstrategy.com/ 일부 수정.

광고 모델을 도입하는 이유는 첫째, 글로벌 OTT가 가입자 증가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SVOD 이용자 증가율이 2020년 25.5%에서 2025년에는 3.5%로 감소할 전망이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였기 때문에 다른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올해 1분기 20만 명과 2분기 97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 감소를 경험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둘째, 광고 모델에 대한 수요다. 넷플릭스는 한동안 광고 모델은 절대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넷플릭스의 공동 CEO 헤이스팅스는 12월 1일 딜북 서밋(DealBook Summit)에서 “광고모델은 넷플릭스와 어울린다고 믿지 않았는데, 잘못된 결정”이었고, 18세에서 49세 이용자의 수요를 인식하지 못했고, AVOD를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시장 분석기관 안테나에 따르면 HBO 맥스의 광고 모델 가입자는 2022년 2분기 기준으로 12%에 달한다. 이 점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삼았을 듯하다.

셋째, 광고 시장의 반응이다. TV 산업을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TV 리서치에 따르면 AVOD 시장은 2022년 383억 달러에서 2028년 906억 달러로 526억 달러가 증가할 전망임에 반해, SVOD는 1,036억 달러에서 1,323억 달러로 202억 달러 성장에 그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성장하는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아직 넷플릭스의 광고 모델에 대한 실적 발표는 없었지만, 11월 3일 주가 269.06달러에서 12월 2일 320.41달러로 상승한 것을 보면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헤지 펀드 캐빈 인베스트먼트(Khaveen Investments)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새로운 광고 구독 요금제 도입으로 기존 가입자의 2130만 명이 매년 광고 모델로 전환하고, 2026년까지 ’신규 광고 모델 가입자(organic AVOD subscribers)가 연간 3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의 SVOD는 가입자는 2022년 1억 9940만 명에서 2026년 1억 3510만 명으로 감소하고, AVOD 가입자는 2022년 2130만 명에서 2억 1,700만 명으로 증가, 2026년에는 총 3억 5220명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이 전망대로 진행이 된다면 넷플릭스가 SVOD 증가의 한계에 도달한 시점에서 광고 모델 도입은 아주 적절한 전략이었다고 생각된다.

넷플릭스 가입자 전망.
넷플릭스 가입자 전망.

넷플릭스 광고는 개인을 타깃으로 삼지만, 디즈니+는 개인이 아닌 네트워크(방송사) 상대로도 광고를 집행한다. 디즈니+의 특징은 시청자를 17세 이하와 18세 이상으로 구분한다는 점이다. 유치원 콘텐츠와 아이를 위해 만드는 프로파일인 '주니어 모드'에는 광고를 붙이지는 않기로 했다. 영화 스튜디오 경쟁자, 네트워크 경쟁자, 주류, 정치 광고도 운영하지 않는다. 개인 타기팅의 경우에도 18세 이상만 실시하고, 17세 이하는 네트워크 광고만 실시한다. 디즈니+는 시작과 중간에 대부분 15초와 30초 광고를 운영하나 경우에 따라 5초와 45초 광고도 있다.

넷플릭스의 광고 상품 소개서에는 15초와 30초짜리 상품만 있지만, 실제 광고 집행은 30초, 60초, 80초 광고를 시작, 중간 또는 끝에 운영한다. 실제 집행된 광고로는 삼성전자, 기아, 볼보, 티파니, 테라, 맥도날드 등이 있다.

광고 모델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넷플릭스 광고 모델도 그렇지만 디즈니+ 베이직에는 여러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광고 모델'은 동영상 다운로드가 안 되고, 일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으며, '건너띄기' 기능도 이용할 수 없다. 해상도도 낮다.

OTT 이용 현황을 조사하는 패럿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경우 미국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 <워킹 데드> 등 326개(영화 80%, TV시리즈 20%)가 광고 모델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NBC유니버설, 소니 픽쳐스, MGM, 20세기 스튜디오 등과 권리 해결이 안됐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동영상 다운로드 기능이 없고, 같이 보기(GroupWatch, SharePlay), 고음질(Dolby Atmos) 지원이 안 된다. 이러한 기능 제한이 이용자가 얼마만큼 가격에 대한 차별점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광고 모델 이용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광고 모델의 시작은 나쁘지 않다. 두 회사 모두 초기 광고 물량을 완판했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반응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타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2023년 OTT 시장 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 반응에 따라 국내 OTT의 광고 모델 도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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