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지상파 광고 뚝..."전년대비 4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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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광고 시장에 먹구름..."기업 홍보‧마케팅 비용 감소로 광고 매출 급감"

지상파 3사 사옥 ⓒPD저널
지상파 3사 사옥 ⓒPD저널

[PD저널=임경호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상파 광고 매출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상파 광고 매출이 40% 가량 감소하면서 방송광고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들의 체감 경기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종합경기 실적치는 지난해 2월부터 줄곧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광고물량도 감소한 것이다. 올해는 광고매출을 견인하는 대형 이벤트도 적어 매출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지상파 3사의 광고 담당자들은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 악화의 영향이 광고물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1분기 방송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KBS 관계자는 “2023년 3월 기준, 지상파 광고시장이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한 상황이며, KBS도 이와 비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광고주들의 캠페인 축소‧연기 패턴이 그대로 체감되고 있다. 방송사도 제작비 긴축, 대형 프로그램 제작의 어려움 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의 지난해 광고매출은 MBC와 SBS보다 1000억 원 가량 적은 2642억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월 광고 점유율마저 경쟁사들의 60% 수준에 그치면서 지난 2월 22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책임자 문책 필요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카타르 월드컵 중계방송에서 주요 경기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월드컵 특수를 누렸던 MBC도 올해 상황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MBC 관계자는 “1분기 광고 물량이 작년과 비교해 어느 정도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광고 부분을 산업계 전반과 유리돼 생각할 수 없으니 올 한 해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MBC 경영진 역시 지난 1월 11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신년 업무보고에서 2023년 광고시장 전망과 관련해 일정 부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1856억원의 영업이익과 1565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둔 SBS는 올해 1분기 광고매출 증감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면서도 “전반적으로 광고 상황이 어려운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증권과 SK증권 등 증권가는 SBS 1분기 실적과 관련해 1~2월 경기 침체의 여파와 월드컵 관련 TV광고 예산 선집행 등으로 TV광고비 집행이 부진했다는 평가를 담은 리포트를 지난 20일 내어놓은 바 있다.

지난 2월 23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설명회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기침체 우려와 경제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으로 동결했다.©뉴시스
지난 2월 23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설명회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기침체 우려와 경제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으로 동결했다.©뉴시스

10년차 이상의 한 광고계 인사는 “기본적으로 작년에 광고 물량이 잘 나온 이유는 동계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점들 때문에 짝수 해에 광고비가 많은 데다 올해는 이렇다 할 이슈도 없으니 광고매출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KBS와 MBC 등의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관계자도 방송가 광고시장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다 보니 기업들의 홍보‧마케팅 활동이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코바코가 대행하는 지상파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광고물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방송광고 시장 동향과 관련해서도 “하반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같은 스포츠 빅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광고는 경기와 민감하게 연동되다 보니 내수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작년엔 스포츠나 정치 이벤트를 통한 시장 상승 분위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경기침체까지 몰리면서 전년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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