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연합회 "가족 동원 민원 의혹, 류희림 위원장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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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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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엄재희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방송심의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PD연합회가 류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PD연합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류 위원장은 자기가 고발하고, 자기가 심의하고, 자기가 징계하는 전무후무한 신공을 발휘한 셈"이라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 심의에서 한 개인이 독단과 전횡으로 방심위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도덕성까지 땅바닥에 팽개친 엽기적 사건이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류 위원장이 공익제보자 색출에 혈안이 되어 명분 없는 특별감사로 사무처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니, 그의 도덕불감증에 아연실색하여 말을 잃을 지경"이라며 "방심위의 존립기반을 파괴한 이 사태의 진상을 밝히지 않은 채 방심위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류 위원장은 국민 앞에 사건의 전말을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오욕을 쌓지 말고 즉시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5일 <뉴스타파>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가족과 지인이 <뉴스타파> 인용 보도 관련 방송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다수 접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하 PD연합회 성명 전문이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가족 동원 민원 사주’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당장 사퇴하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가족과 지인 등이 조직적으로 방송심의 민원을 제기한 정황이 보도됐다. 방심위는 지난달 13일 전체회의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보도한 MBC, KBS, JTBC, YTN에 대해 ‘과징금 부과’라는 최고 수위의 법정 제재를 결정하여 ‘지나친 정치 심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 황당한 징계의 발단이 된 민원을 제기한 사람 중에 류희림 위원장의 아들, 동생 부부, 처제, 동서, 조카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특정 보도에 대해 누군가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하면 방심위는 민원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법정제재를 내리는 처분을 한다. 때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보도에 대해 관변단체가 민원을 제기하면 방심위가 제재를 하여 일종의 ‘언론 검열’이자 ‘보도 통제’로 흐르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 관행이었다. 그런데, 방심위원장의 가족들까지 나서서 이런 민원을 제기했다니, 해도해도 너무 했다.

류 위원장의 가족들이 자발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을 거라고 보는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류 위원장이 중징계를 기정사실로 미리 정해 놓고, 이를 강행하기 위해 가족까지 동원하여 민원을 사주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류 위원장은 자기가 고발하고, 자기가 심의하고, 자기가 징계하는 전무후무한 신공을 발휘한 셈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 심의에서 한 개인이 독단과 전횡으로 방심위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 도덕성까지 땅바닥에 팽개친 엽기적 사건이다. 이 수치스런 의혹의 당사자가 다름아닌 방심위의 수장이라니, 낯뜨거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일이다.

최고의 윤리 수준이 요구되는 방송 심의가, 최악의 도덕 파탄자에게 희롱당한 셈이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류 위원장이 공익제보자 색출에 혈안이 되어 명분 없는 특별감사로 사무처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니, 그의 도덕불감증에 아연실색하여 말을 잃을 지경이다. 방심위 노조의 지적대로, 류 위원장 취임 이후 ‘편파 심의’, ‘과잉심의’, ‘청부심의’라는 비판을 받아온 방심위는 이제 ’동원심의‘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됐다.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심의를 위해 애써 온 방심위 직원들의 자존심은 누가 지켜 줄 것인가. 방심위의 존립기반을 파괴한 이 사태의 진상을 밝히지 않은 채 방심위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류희림 위원장은 국민 앞에 사건의 전말을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오욕을 쌓지 말고 즉시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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