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기자가 바란 '상식있는 세상'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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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기자가 바란 '상식있는 세상' 만들겠다"
한국방송기자연합회, 제1회 이용마 언론상 시상...본상에 재미언론인 안치용·특별상에 황윤미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1.31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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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이용마 언론상' 특별상을 받은 황윤미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 ⓒ 한국방송기자연합회
제1회 '이용마 언론상' 특별상을 받은 황윤미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 ⓒ 한국방송기자연합회

[PD저널=이미나 기자] "그들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생각이 많이 났지요. 저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1975년 3월 17일. 유신 정권이 언론 탄압에 맞서 옛 <동아일보> 건물(현 일민미술관)서 농성을 벌이던 동아일보·동아방송 소속 언론인들을 강제 해산시켰던 그 날은 황윤미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에겐 45년이 된 지금도 잊히지 않는 공포의 기억이다.

막내 아나운서였던 그는 기지를 발휘해 기상청 핫라인을 통해 CBS에 상황을 알렸고, 아무도 모르게 묻힐 뻔했던 이른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언론의 자유와 공정언론을 위해 싸우다 세상을 떠난 故 이용마 MBC 기자의 이름을 딴 '이용마 언론상' 심사위원회는 그에게 첫 특별상을 안겼다.

故 이용마 기자가 2012년 이끌던 공정언론 사수 투쟁의 모습에서 황윤미 전 아나운서는 1975년 광화문을 떠올렸다고 했다. 3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황 전 아나운서는 "이용마 기자와 그 동료가 온몸으로 부딪히며 저항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우면서 안쓰러웠고, 만감이 교차했다"며 "우리 언론의 앞날이 결코 어둡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용마 기자가 삶의 마지막까지 공정언론에 대한 굳은 신념을 보여줬듯, 황 전 아나운서에게도 동아투위 사건은 "무엇이 옳은지 알게 해 줬던 삶의 소중한 순간”이었다. 황윤미 전 아나운서는 “한 번도 그때를 후회한 적이 없다"며 "시간이 흘러 '명예회복을 해 준다'고 했을 때, 우리(동아투위 위원들)는 웃었다. 우리는 충분히 명예롭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1회 '이용마 언론상' 본상을 받은 안치용 기자(오른쪽)와 故 이용마 기자의 아내 김수영 씨 ⓒ 한국방송기자연합회
제1회 '이용마 언론상' 본상을 받은 안치용 기자(오른쪽)와 故 이용마 기자의 아내 김수영 씨 ⓒ 한국방송기자연합회

재미 언론인인 안치용 기자에게도 '이용마 언론상'의 의미는 남다르다.

심사위원회는 그가 2009년부터 '나홀로 탐사취재' 영역을 개척하며 언론 탄압이 자행되던 시기 국내 언론과의 공동 취재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제1회 이용마 언론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미국과 한국, 있는 곳은 달랐지만 정의를 세우고 언론자유를 위해 힘을 쏟았던 건 안치용 기자와 이용마 기자 모두 다르지 않았다.

시상식 후 만난 안치용 기자는 "성역 없이 팩트를 팩트대로 보도했고, 그 팩트로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가는 데 노력하고자 했다"며 "'기자 이용마'가 추구했던 것도 그와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상은 바꿀 수 있다'는 이용마 기자의 마지막 말은 동시에 안치용 기자의 목표이기도 하다. 안 기자는 "이용마 기자가 말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빛나는 별처럼 남아 있다"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상식이 통하는 세상,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돈보다 소중한 가치, 그 가치들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이용마 기자의 아내 김수영 씨와 두 아들 현재·경재, 이용마 기자의 형 이용학 씨 등도 참석해 첫 '이용마 언론상' 수상자들을 지켜봤다.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파업 당시 집행부로 이용마 기자와 함께 투쟁했던 정영하 MBC 정책기획부장, 강지웅 MBC PD도 자리를 지켰다.

또 이들과 함께 공정언론 사수를 위해 싸우다 해고됐던 최승호 MBC 사장은 직접 단상에 올라 "언론개혁과 자유언론을 늘 외쳤던 이용마 기자를 기리며 '이용마 언론상'을 마련해주신 데 대해 MBC 구성원들을 대표해, MBC 사장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용마 언론상'을 만든 한국방송기자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성재호 KBS 기자도 취임사 전 "수습기자 시절 이용마 기자와 처음 만났고, 그 이후 투쟁의 현장에서 만났다. 2년 전쯤 이 기자가 '공영방송의 신뢰회복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던 것도 기억난다"고 돌이켰다.

성재호 한국방송기자연합회 신임 회장은 "2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잘 해오고 있는지, 좋은 결과를 얻었는지 스스로 반문해 보면 사실 많이 부끄럽다"면서도 "한국방송기자연합회가 우리 언론과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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