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尹 비속어 보도' 보고 방식 놓고 공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문진 이사회, 4일 간담회 형식으로 '비속어 발언' 경위 보고 받아
일부 이사 "보도본부장 불러야" 주장...다수 이사들 "보도 간섭으로 비칠 수 있어”

방송문화진흥회.
방송문화진흥회. ©PD저널

[PD저널=장세인 기자]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방문진은 4일 간담회를 열어 MBC 기획조정본부장으로부터 비속어 발언 보도 경위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데, 간담회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가 보도본부장 출석, 특별감사 등을 요구해 격론이 오갔다. 

지난달 박성제 사장 해임안을 제출한 바 있는 김도인 이사는 “지금 MBC 때문에 난리가 났는데 보도본부장이 출석해서 이번 사태가 어떤 경과로 진행됐는지 설명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방문진의 가장 큰 존재의 이유가 MBC의 공적책임을 위한 것인데 존재의 이유를 보여줘야 할 순간에 정답게 이야기 주고받는다는 뜻의 간담회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은 부적절한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보도본부장을 회의록이 남는 임시이사회에 불러 '비속어 발언 보도' 경위를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성우 이사는 “(영상을) 입수한 이후로 이 부분만 따서 방영하기로 결정한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그러한 결정 과정이 국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느냐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에 대해 따져 물어봐야 한다”며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자는 김도인 이사의 주장에 찬성했지만 나머지 이사들은 반대 의견을 밝혔다.

권태선 이사장은 “특정한 보도와 관련해 보도본부장을 불러 이야기하는 형식 자체가 보도에 대한 개입이자 간섭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 대해 “하나의 사건이 아닌 국민의힘이 이 사안을 두고 고발한, 정치화되어있는 상황”이라며 “기획조정본부장을 불러 간담회 형식으로 듣자고 결정한 이유는 보도 경위뿐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다”라고 설명했다.

김석환 이사도 “MBC는 뉴스를 통해 어떻게 취재하고 방송하게 되었는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다. 외부로부터 압박받지 않고 보도할 자유가 있는데 보도본부장을 불러야 하는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강중묵 이사는 “김도인 이사의 주장이 성립하려면 이 보도가 잘못되었다는 결론이 나와야 하는데 ‘XX’, ‘바이든’ 부분 중 어떤 것이 100% 맞다고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MBC가 제일 먼저 보도했지만 SBS, KBS, YTN, TV조선도 다 보도했고, MBC를 보고 따라한 것이 아닌 최소한 합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상암 사옥.
MBC 상암 사옥.

권태선 이사장은 '특별감사를 실시하자'는 김도인 이사의 제안에 “기본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MBC가 충분히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한다. 진짜 감사 요구까지 하고 싶다면 간담회를 들어보고 충분하지 않다면 제안하라”면서 “이번 사안이 MBC가 보도를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지금 정치권에서 언론의 자유를 겁박하고 있는 사안인지 방문진에서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가 끝난 후 한 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사들은 박장호 기획조정본부장으로부터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