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조방송”vs”언론탄압"...'尹 비속어 보도' 맞붙은 방문진 국정감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MBC, 날조행위하는 막장방송” 공세...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왜곡 아냐”
지역MBC 태양광 사업 투자 들고 나온 여당..."문 정권 코드 맞추기 의심"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권 이사장, 이백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권 이사장, 이백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PD저널=장세인 기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보도’를 놓고 첨예하게 맞붙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조작방송’이라는 주장을 거듭 펼치며 MBC를 압박했고, 야당은 정부의 부당한 언론탄압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2일 해외 순방 도중 나온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처음으로 보도한 MBC는 여당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MBC 사장과 취재기자를 고발한 국민의힘은 방문진 국정감사에서도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MBC는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에서 한 사적 발언에 대해 날조 행위를 했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와 논란된 방송은 2008년 MB정권 당시 광우병 보도가 그 시작으로, MBC의 최대 흑역사 중 하나”라면서 “MBC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과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준칙이 잘 지켜졌다면 ‘바이든’이라고 날조된 방송 송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향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비난이 MBC 보도보다 34분 빨랐다. 오죽하면 MBC노동조합(제3노조)마저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하겠느냐”면서 “MBC는 내 편이면 방탄보도로 보호하고 남의 편이면 흉기자막으로 치명상을 가한다. 감독 감시하라고 방문진이 있는데 이사장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MBC가 사적발언을 날조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MBC뿐만 아니라 148개 언론들이 그렇게 듣고 썼는데 날조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모든 방송사가 (영상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MBC가 유출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정확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보도 경위를 묻는 대통령실의 공문 발송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실과 여당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방어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나 다른 수단이 있는데 대통령실에서 바로 (MBC에) 공문을 보낸 것은 당연히 언론사가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에 전화를 걸어서 보도에 압력을 넣었다가 법원으로부터 형사처벌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통령실도 방송법 4조 위반이 아니냐”면서 “최대 언론인 단체인 국제기자연맹에서 성명을 보내 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당사자가 해명하면 되는데 왜 보도한 언론사를 문제 삼느냐”고 말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김은혜 홍보수석의 해명 이후에 ‘바이든’ 표기를 한 MBN도 고발당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서도 (MBC와) 똑같이 보도했는데 그럼 외신도 무능한 외신이냐”라고 되물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도 “법적 절차가 마련되어있는데 거치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바로 공문을 보내고, MBC 사옥을 항의방문하고 대검에 고발하는 등 언론 탄압 행위에 해당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MBC 'PD수첩-논문저자 김건희'편 예고영상 갈무리.
MBC 'PD수첩-논문저자 김건희'편 예고영상 갈무리.

여당은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다룬 <PD수첩>의 '재연 미고지' 문제도 물고 늘어졌다. 

지난 11일 방송된 <PD수첩> ‘논문저자 김건희’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검증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 재연 장면에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MBC는 ‘부적절한 화면 처리’였다고 인정하고 ‘재연’ 표기 후 영상을 다시 업로드한 상태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자막조작, <PD수첩> 사고까지, 저희들은 MBC가 공영방송이 아닌 막장방송이라고 본다”고 말한 뒤 권 이사장을 향해 “한겨레 해직기자 출신으로 편향성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 봉급만 타먹고 공정방송은 모르쇠 하냐. 막장방송 행동대장이 박성제 사장이고, 노영방송의 소굴로 전락시킨 건 전임 최승호 사장이다. 초록이 동색, 동종교배라고. 이사장이 물러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임기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박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정정하고 사과한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의원보다 훨씬 용감하고 솔직했다"고 평하면서 "김건희 여사가 각종 논문을 표절했다는 <PD수첩> 보도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지적한 사람이 없다. MBC가 정확한 사실 보도에서 표기 오류나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 책잡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어제 <PD수첩> 보도와 관련해서는 취재보도준칙을 지키지 않았고 방송심의규정도 위반해서 방문진도 이 부분은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생각해 MBC에 조치하라고 경고했다”고 했다.

검찰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태양광 사업 관련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여당은 MBC 지역사의 태양광 사업 투자를 문제 삼았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방문진에 지역사의 태양광 사업 투자 관련 자료를 요청하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전북과 전남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행했는데 경영이 어려운 지역MBC에서 수십억원 투자한 이유가 궁금하다. 정권 코드 맞추기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태선 이사장은 “방문진은 자회사를 감사할 권한이 없다”면서 “지분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고 신규매입한 부분도 있지만 지역MBC에서 AM 송신소와 같은 유휴지에 태양광 판넬을 깔아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도 2014년 춘천MBC에서 처음 시작한 태양광 사업은 시기상 문재인 정부와 무관하다면서 거들었다. 

정청래 위원장은 “지역사의 태양광 사업은 2017년 7월 방문진 이사회에서 통과했다. 당시 고용주 방문진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태양광 사업을 승인한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태양광 사업 투자는) 처음 시작한 춘천MBC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전주‧광주‧목포MBC 등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송문화진흥회.
방송문화진흥회. ⓒPD저널

드물지만 비정규직 문제 등 정책 질의도 나왔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방송계가 비정규직의 백화점이라고 하는데 근본적으로 구조를 개선해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방송작가들을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 형태로 전환시키는데 그 내용을 보면 임금 규정에서 차별이 명확하고, 일반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이며 보상금 규정이나 휴가와 보상 문제, 청원휴직 문제, 임신과 관련한 규정 등 명백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MBC는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방송작가들을 '방송지원직'으로 채용했지만, 임금과 복리후생 등에서 차별적인 처우를 받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청래 위원장은 “방송작가들의 목숨이 파리목숨인데, 페이도 조사해보면 최저임금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MBC만이라도 방송작가가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는지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지는 않는지 조사해달라”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