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종합감사에 출석한 구글·넷플릭스 증인들이 망사용료 지급 등과 관련해 호된 질타를 받았다.
2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방통위 종합감사에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정교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전무를 불러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거두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책임을 따졌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의 소송이 계속되고 있고, 구글이 ‘국내 창작자 불이익‘을 언급하며 여론전에 나선 상황이라서 망사용료 논란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둘러싼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간의 분쟁은 이용자들까지 합세해 뜨거운 이슈로 부상한 상태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임승차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논의가 시작된 뒤 반대 서명운동이 시작됐고,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이 들고 일어나서 정치권과 ISP를 비난하는 초유가 사태가 벌어졌다”며 “구글이 크리에이터를 선동한 것이 아니냐, 불이익을 예고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협박이 아니라 (법안과 관련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버들에게 금전적 불이익을 암시하고 불안감을 주는 것이 아니냐. 정치권도 (망사용료법과 관련해) 입장이 왔다갔다 한다. 국민은 불안감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측에 “2013년에 프랑스 거대 통신사 오렌지사는 힘의 균형에 의해 넷플릭스로부터 망이용 대가를 받아냈다고 한다. 결국 힘이 있는 회사는 받아내고, 아니면 못받아내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정교화 전무는 “2014년 부당한 압박에 의해 지급된 적이 있지만, 이용자 편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개선이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7000여개 ISP에 연결되어 있는데, 망이용료 분쟁을 다투고 있는 통신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속적인 망 구축 투자를 하고 있어 ‘무임승차’가 아니라는 게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들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김경훈 사장은 국내 매출 규모 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해 위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는 구글코리아의 매출이 2900억원(공시 자료)이라고 이야기했는데, 2020년 구글코리아 전무는 국회에 나와 매출이 1조 4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국내 매출이 조 단위인데도 자회사에 매출을 전가해서 조세를 회피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구글코리아는 세금이나 매출, 영업 부문에서 책임지는 게 하나도 없다”며 ”구글(코리아) 쪽에서 방통위에 11번 정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입법·정책 로비스트 조직이라고 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말했다.
김경훈 사장은 “글로벌 기업이라서 역할과 권한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가 달라 답변하기 어렵다”는 식의 해명을 되풀이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여야가 여러 가지 사안으로 부딪히고 갈등하긴 하지만 구글코리아 증인에 대해선 동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에는 일치한 것 같다"며 "기업인은 목표가 이윤 추구일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결국 사람 마음,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 회사는 언젠가는 기울어질 것 같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