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지불한다면?…"SKB에 최대 연 146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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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규 호서대 교수, '공정한 인터넷 망 이용을 위한 합리적인 망 사용료 추정 연구' 발표
“'효용-비용' 사이서 협상 필요”…"망 사용료 규모에 대한 단초 제공"

12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2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공정한 인터넷 망 이용을 위한 합리적인 망 사용료 추정 연구'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 유튜브 갈무리
12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2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공정한 인터넷 망 이용을 위한 합리적인 망 사용료 추정 연구'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 유튜브 갈무리

[PD저널=임경호 기자]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가 없다며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에 최대 1465억원의 망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2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변상규 호서대 문화영상학부 교수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협상이 이뤄진다면 넷플릭스가 지불해야 하는 규모는 연간 1465억 원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로 인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게 가입자 증가 등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으나 영업이익이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1심 판결을 근거로 추정한 것이다.

변 교수는 1심 판결을 ‘수익자 부담 원칙’에 기반한 판결이라고 평가하며 “넷플릭스가 막대한 트래픽을 초래함으로써 유발하는 비용을 정액제 체제 하에서 넷플릭스 비(非)이용자들이 공동으로 분담하면서 넷플릭스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지불하는 상황”이라며 “망 이용료 지불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망 사용료에 대해 어느 정도 금액이 합당한지 정량적 연구가 없었는데 망 사용료 협상에선 사업자의 협상력 즉 시장 지배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며 “객관적이고 학술적인 방법으로 망 사용료를 산정하면 공정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넷플릭스가 개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효용을 근거로 망 사용료를 산정했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효용(소비자의 추가 지불 의사)을 망 사용료의 상한선으로 잡고, ISP가 CP의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투입하는 비용을 하한선으로 잡아 그 사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 교수는 넷플릭스 가입자의 편익을 추정하기 위해 지난 9월 인터넷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연령, 성별, 지역별 표본을 추출, 35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앞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넷플릭스를 이용할 경우 매월 추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면 어느 정도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응답자들이 지불하겠다고 답한 금액은 월 평균 3724원으로 나타났다.

변 교수는 “이 값을 넷플릭스의 월간 순 이용자 수 1150만 명(2022.4)에 적용하면 매월 428.3억, 연간 5139억 원의 편익을 국내 ISP가 넷플릭스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가입자 664.4만(SKT재판매 포함, 전체 시장 대비 28.5%)명 규모인 SK브로드밴드는 월간 122억 원, 연간 1465억 원의 편익을 넷플릭스에 제공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대표적인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가입자에게 ISP가 유의미한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걸 계량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합리적 망 사용료 논의를 진행해 비용과 편익 사이에서 망 사용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2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2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공정한 망 이용에 관한 정책 방안 모색' 기획세션에서 패널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 유튜브 갈무리
12일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2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공정한 망 이용에 관한 정책 방안 모색' 기획세션에서 패널들이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 유튜브 갈무리

패널들은 이번 연구를 두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단서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CP가 ISP에게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에 대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하한선과 상한선 범위 내에서 당사자들이 어떤 것을 주고받을지 고민해 합의에 이른다면 이용자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내 ISP가 넷플릭스를 전송하지 않는다는 가상 환경(추가 비용을 받는 환경)에서의 편익을 추정한 것으로, 이런 계량적 시도가 많아져야 한다”며 “인터넷 생태계의 자원 배분 비효율과 시장 실패가 종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사회적 가치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진성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보좌관은 “누군가는 돈을 내야하고, 이용자 후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기본적 원칙에 대한 동의는 대부분 하는 것 같다”며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기준을 만든다면 규칙은 단순한 게 좋을 것이고, 이용자 중심에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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