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미화 우려 나온 전두환 손자 '얼평'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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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흥미위주 보도보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힘 보태야"

3월 29일자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의 외모를 칭찬한 한국경제 보도. ⓒ민언련 제공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의 외모를 칭찬한 3월 29일자 한국경제 보도. ⓒ민언련 제공

[PD저널=임경호 기자] 전직 대통령 故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 씨의 외모를 칭찬하는 보도가 주요 언론매체를 통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마약 투약과 같은 중범죄를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본인의 마약 투약 혐의를 공개해 언론 보도에 오른 전우원 씨의 귀국 후 행보와 관련해 외모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양산되면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네이버에서 검색된 전두환 씨 손자 관련 기사를 모니터한 결과 이 같은 보도행태가 발견됐다며 “전 씨의 외모를 칭찬하는 누리꾼 반응을 전하는 것은 흥미위주 보도일 뿐이며 전 씨의 범죄 혐의조차 미화할 우려가 있다”고 30일 지적했다.

전우원 씨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전두환 일가가 추징을 피해 숨겨둔 돈으로 회사를 세워 자금을 은닉하거나 지인을 통해 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가족에 대해 비판하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도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복용해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27일 귀국 직후 마약 투여 혐의로 체포돼 경찰조사를 받은 전우원 씨는 석방 후 곧바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부 언론사는 전우원 씨의 외모와 누리꾼의 반응에 초점을 맞춘 기사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경제>는 지난 29일 ‘“유아인보다 잘생겼다”…전두환 손자 전우원 외모 ‘화제’‘ 기사에서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항에서 체포된 전 씨의 사진이 공유되자 ‘배우급이다’라는 호평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마약 투약 혐의로 최근 경찰조사를 받은 한 연예인과 전 씨의 외모를 비교하는 누리꾼 반응도 전했다. 

또 <뉴스1> <머니S> <머니투데이> <아이뉴스24> <파이낸셜뉴스> <서울와이어> <뉴시스> <세계일보>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등은 “잘생겼다, 몸도 좋아”, “홍콩 배우상”, “보호본능 자극” 등 부적절한 표현을 제목에  붙였다.  

<뉴스1>과 <머니투데이> 등 일부 언론은 외모 칭찬에 대한 논란을 기사화 하는 등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자극적인 기사를 양산했다고 민언련은 비판했다. 

민언련은 앞선 보도들에 대해 “‘인터넷신문은 반사회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사건 및 대상을 미화 또는 정당화하거나 흥미위주로 상세하게 보도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인터넷신문 기사심의규정 제5조(선정보도의 지양)를 어긴 것”이라며 “언론도 전 씨를 둘러싼 신변잡기적 사안에 집중해 범죄 혐의를 옹호하고 미화할 우려가 있는 기사를 양산하기보다는 전두환 씨가 끝내 사과하지 않은 5‧18민주화운동의 끝나지 않은 진상규명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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