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방문진 손보기 나서나..."MBC 정상화 가로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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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홍석준 의원실 등 ‘MBC 방송문화진흥회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
패널 편파성 근거로 책임 지적…"허울뿐인 방문진, MBC 주인 없는 조직 만들어"

9일 오후 권성동·홍석준 의원실 등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MBC 방송문화진흥회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D저널
9일 오후 권성동·홍석준 의원실 등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MBC 방송문화진흥회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D저널

[PD저널=임경호 기자] MBC 보도의 편파성을 지적하던 여권 인사들이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 KBS와 MBC 사장 선임 권한을 가진 이사회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당이 방문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9일 국민의힘 권성동‧홍석준 의원은 MBC 제3노동조합,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공동주최한 ‘MBC 방송문화진흥회 문제점과 대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MBC 방문진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 인사를 비롯한 보수시민단체들은 MBC 보도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방문진의 책임론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이어 대통령 전용기 탑승배제, 대통령실 도어스테핑 논란 등 정부여당은 MBC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에는 MBC 표준FM 주요 시사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대부분 진보인사들로 구성됐다며 패널 편향성 문제를 도마에 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홍석준 의원은 “우리 당 미디어국에서 얼마 전 조사했더니 KBS, MBC 라디오 패널이 9대1, 8대2 수준에, 사회자 패널이 전부 다 좌파가 차지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았다”며 “MBC는 특히 방문진이란 특이한 구조가 정상화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철규 사무총장,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 김영식 의원, 배현진 의원 등 여당 핵심인사들이 참석해 방문진 개선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방송의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공영방송 적폐청산으로 인해서 오늘날 MBC 의 편향성이 극에 달했다”며 “이를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의 무능과 책임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서 근거자료를 가지고 MBC 불공정 보도사례에 대해서 문제를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며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공영방송 MBC 의 정상화를 위해 방송문화진흥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MBC 시사프로와 뉴스 등은 지속적으로 편파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다”며 “문재인 정부 이후 노조 출신 사장이 선임되면서 (MBC의) 정치적 편파성이 더욱 심해졌고 내부에서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모습이) MBC 경영에도 당연히 악영향을 미치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런 편파 보도가 결코 중단되지 않고 이어진다”며 “관리감독자여야 할 방문진이 결과적으로 외부 비판을 충실히 전달하고 시정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외부 비판을 무조건 막아주는 보디가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한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방문진이 MBC의 보도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문진은 방송법에 명시된 ‘방송 편성 간섭 금지’ 조항에 따라 보도나 편성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왔다. 일부 여권 성향의 방문진 이사들이 보도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보도본부장 출석을 요구한 사례가 있지만, 다수 이사들은 월권이라는 시각을 견지했다. 

김도연 교수는 “공영방송에 대한 개혁 의지가 있는 인사로 방문진 이사회를 구성하고, 내부감사 내실화 등 방문진에 대한 실질적 관리감독이 가능하도록 법령과 조문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의 임기(5년)와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3년)를 5년과 2년 6개월 식으로 맞추는 ‘임기 동행성’ 확보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MBC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상향식 전문직주의(소명의식) 유도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부연했다.

토론자들은 언론노조를 견제하는 시청자위원회 구성과 MBC 민영화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오정환 MBC 제3노조비대위원장은 “현재 MBC 시청자위원회는 위원 선정에 사실상 언론노조의 동의를 얻게 돼 있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노조와 독립된 시청자위원회를 만들고, 보다 강한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 중 4명을 시청자위원회에서 추천하도록 규정돼 있다.

최철호 공정언론국민연대 공동대표는 “방문진 이사 인사에서 노조 편향 인사를 지양하고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와 경영 능력이 겸비된 인물을 임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방문진 소유의 주식을 매각해 정권의 인사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민영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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