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취재거부' 홍준표에 MBC노조 "공사 구분 못한 안하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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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구시에 취재거부·고소 철회 촉구
지난달 30일 '시사톡톡' 보도 발단…"대구시장 자질 의심케 해"

지난 1일 열린 대구시 간부회의 모습 (출처:대구시)
지난 1일 열린 대구시 간부회의 모습 (출처:대구시)

[PD저널=임경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가 대구MBC에 대한 취재 거부와 고소를 철회하라고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촉구했다.

MBC본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지난 1일, 대구시는 대구MBC의 취재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며 “취재와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방송사에 취재 거부를 선포한 것은 생명줄을 끊겠다는 전쟁 선포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성명에 따르면 대구시와 대구시 산하 모든 사업소는 대구MBC의 방문 취재와 전화 취재, 인터뷰 요청 등을 모두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대구MBC에도 취재 거부 공문이 전달됐다. 지난달 30일 대구MBC가 보도한 <시사톡톡> ‘대구경북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편이 발단이 됐다.

대구MBC는 <시사톡톡>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세부 내용을 조명했다. 홍 시장이 여러 차례 주장한 유럽·미주 노선용 3.8km 장거리 활주로와 중추공항 규정이 삭제된 점, 국비 지원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홍 시장은 지난 1일 대구시청 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최근 대구지역 모 방송사의 신공항 관련 보도는 심각한 왜곡과 폄하 보도”라며 시정에 대한 언론의 왜곡‧폄하 보도에 대해 취재거부 등의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그간 수차례 왜곡 , 편향 보도에도 대응 하지 않고 참아 왔지만 이번 보도는 악의에 가득 찬 편파‧왜곡 보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할 생각”이라며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는 지난 8일 공보관 명의로 대구MBC에 대한 취재 편의를 회수하겠다는 뜻을 출입기자들에게 밝혔다.

대구시 공보관은 “4월 30일 대구MBC 시사톡톡 보도와 관련하여 대구시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 대구 MBC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기 통보 드린 바와 같이 5월 8일 10시부로 대구MBC에 제공해오던 일체의 취재편의 사항을 회수하였음을 알려 드린다”고 했다.

MBC본부는 대구시의 이 같은 조치와 관련해 “이번 기회에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대구MBC의 입을 틀어막고 버릇을 고치겠다는 홍 시장의 의중이 취재 거부로 귀결된 셈“이라며 ”홍 시장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기자 2명과 대구MBC 보도국장, 사회자까지 모두 4명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며 막장 드라마의 끝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홍 시장의 행위가 우발적이 아니라 상습적이며, 법적 대응으로 공격 수위를 오히려 높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홍 시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소통이며 협치인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늘 부르짖는 지도자의 책임 정치인가”라고 되물었다.

MBC본부는 “‘취재의 자유가 있으면, 편파·왜곡 방송에 대해서는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홍 시장의 주장은 일언반구의 가치도 없다. 대구시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안하무인 그 자체”라며 “지금이라도 취재 거부와 고소를 철회하고, 언론이 마련한 공론의 장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시시비비를 따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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