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채널A 의혹 제보자 페북 턴 조선일보, 언론 민낯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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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채널A 의혹 제보자 페북 턴 조선일보, 언론 민낯 보여줘"
조선일보, 채널A '검언유착' 제보한 A씨 페북 근거로 '친여 브로커' 주장
"저널리즘 윤리 문제, 총선 쟁점화로 몰고 가선 안돼" 비판
  • 이미나 기자
  • 승인 2020.04.0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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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 '조선일보' 12면에 실린 '사기전과 MBC 제보자, 뉴스타파‧김어준 방송서도 활약' 기사. ⓒ 조선일보
3일자 '조선일보' 12면에 실린 '사기전과 MBC 제보자, 뉴스타파‧김어준 방송서도 활약' 기사. ⓒ 조선일보

[PD저널=이미나 기자] <조선일보>가 채널A의 '검언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인물의 페이스북을 근거로 '친여 브로커'라고 보도한 데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이 "고질적인 언론의 문제로 지적되어온 '따옴표 저널리즘'이 이제는 '페이스북 저널리즘'이라는 변종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비판했다.

3일 <조선일보>는 1면과 12면에 걸쳐 채널A 관련 의혹을 제보한 A씨가 골수 친여 성향의 횡령‧사기 전과자라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특히 <조선일보>는 A씨가 가명으로 운영해 온 페이스북 계정의 글을 여러 개 인용해 평소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랄하게 비판해왔으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했다며 법조계 관계자들의 입을 빌려 "제보의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경심 교수를 향한 검찰의 수사를 비판하고,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시리즈 등에 검찰 관련 제보를 한 것 역시 A씨라는 것이 <조선일보>의 주장이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보도는 채널A를 둘러싸고 일어난 의혹이 '친여 세력'의 조직적 움직임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조선일보>는 12면 <사기전과 MBC 제보자, 뉴스타파‧김어준 방송서도 활약> 기사에서 법조계 인사의 입을 빌려 "주식 차트만 보고 '이건 시세 조종이 확실하다'는 등 혼자만의 그림을 그리던 사기꾼 정도로 알고 있다"고 전했으며, "법조계에서는 '여권과 연결된 A씨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불붙이기 위해 이철 전 대표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그 대리인 행세를 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는 3일 성명에서 <조선일보>가 본질적 문제인 '취재윤리 위반'을 간과하고 정치 쟁점화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채널A 기자가 현재 투자 사기죄로 수감 중인 이철 씨에게 검찰과의 친분을 내세워 여권의 비위 사실을 알려 달라는 협박성 취재를 했다는 것은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자 범죄에 가깝다"며 "심각한 것은 이러한 페이스북 저널리즘과 한두 사람의 진술에만 의존한 관련 보도가 쏟아지며 저널리즘의 윤리 문제에서 총선 정국의 정치 쟁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보도는 사안의 심층 취재보다 기사의 조회 수 올리기나 해당 언론사의 자기만족으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정치 쟁점화를 위해 동원한 근거 역시 미흡하다는 주장이다. 언론노조는 "<조선일보>는 A씨의 페이스북 포스팅만을 근거로 출연했던 방송의 발언과 비교해가며 '친여 브로커'라고 규정했을 뿐 그가 대리인임을 확증할 구체적인 물증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누군지도 모를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의 멘트를 붙여 이 사안을 정치 쟁점으로 몰고 있다"며 "진술과 문건의 교차확인과 충분한 물증확보가 저널리즘의 기본이라 배운 대학생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꼬집었다.

이어 언론노조는 채널A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서도 "채널A 기자의 위압적이고 위법적인 취재는 결단코 배격해야할 범죄행위"라며 "채널A가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책임 있는 조처를 한다고 밝혔지만, '셀프 조사'가 어떤 신뢰를 얻을지 알 수 없다. 채널A에 과연 편성과 보도의 자율성과 책임을 주장할 노조가 있는지, 이들을 감시할 시청자위원회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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