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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환성·김광일PD, 고국으로.."독립PD 현실 바로잡고 싶다"

독립PD 열악한 환경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구보라 기자l승인2017.07.28 09: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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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PD의 시신 수습과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지난 23일 남아공으로 떠났던 유가족과 한국독립PD협회 3인 대표단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PD저널

[PD저널=구보라 기자] EBS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다가 사망한 故 박환성 PD와 김광일 PD의 유해가 27일 오후 빈소에 안치됐다. 고인들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한국을 떠난 지 19일 만이다. 두 사람의 합동장례는 27일부터 30일까지이며 29일 오후 1시 영결식이 열린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다.

두 PD의 시신 수습과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지난 23일 남아공으로 떠났던 유가족과 한국독립PD협회(회장 송규학) 3인 대표단은 홍콩발 대한항공 KE 614편을 통해 27일 오후 7시 12분 무렵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을 마친 이들은 오후 8시 10분 무렵 두 PD의 유해가 담긴 유골함과 영정을 들고 입국장 C게이트로 들어왔다.

안재민 한국독립PD협회 장례집행위원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독립PD, 오기현 한국PD연합회장, EBS 관계자들, 취재진이 이들을 맞았다. 이들은 오후 6시 30분 무렵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분주하면서도 조용하고 비통한 표정으로 기다렸다.

앞서 8일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났던 두 PD는 현지시각 지난 14일 오후 8시 45분(한국시각 15일 오전 3시 45분)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차량과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8일에 현지로부터 비보를 들은 한국독립PD협회는 사고수습대책위원회를 꾸렸으며, 유가족과 함께 두 PD의 시신 수습과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지난 23일 남아공으로 떠났다.(▷관련기사 '박환성-김광일 독립PD 사망...추모 물결 속 모금 운동')

한국독립PD협회에 따르면 남아공에 도착한 유가족들과 3인의 대표단(송규학 한국독립PD협회장, 권용찬 대외협력위원장, 복진오 PD)은 남아공 베들레헴에 위치한 차량보관소, 경찰서와 장례업체를 찾았다.

또한 사고 현장을 찾아가 두 PD의 넋을 위로하는 노제를 지냈으며, 베들레헴 국가 영안실에 안치돼있던 두 PD의 시신을 찾아 남아공 요하네스 인근 묘지공원에서 제례와 함께 화장을 했다. 또한 고인들이 남긴 촬영 장비와 유품도 수습했다. 

박환성 PD의 동생 박경준 씨는 유골함을 들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두 고인을 잘 모시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유능한 PD들의 죽음은 저희 유가족 희생을 넘어서서 해당 산업의 중심, 국가 경쟁력의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의 희생이, 사고 위험에 너무 쉽게 노출이 되는 이런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첫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광일 PD의 아내 오영미 씨는 “그 사람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유작에 대한 완성 그리고 고인들이 원했고 바꾸고자 했던, 독립PD가 짊어져야 하는 현실을 바로 잡고 싶다”고 밝혔다.

박환성 PD는 남아공으로 출장을 떠나기 전, 지상파 방송사의 부당한 간접비 요구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떠난 저희 남편인 故 김광일 PD와 故 박환성 PD님이 모든 방송인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독립PD협회에 따르면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는 촬영이 90% 이상 진행됐다.

▲ 한국독립PD협회에 따르면 남아공에 도착한 유가족들과 3인의 대표단은 사고 현장을 찾아가 두 PD의 넋을 위로하는 노제를 지냈으며, 두 PD의 시신을 찾아 남아공 요하네스 인근 묘지공원에서 제례와 함께 화장절차를 진행했다. ⓒ한국독립PD협회
▲ 시신 수습과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지난 23일 남아공으로 떠난 유가족들. (왼쪽 위) 고 박환성 PD의 동생 박경준 씨가 고 박환성 PD와 고 김광일 PD에게 쓴 편지/ (오른쪽 위)고 김광일 PD의 아내가 고 김광일 PD/ (오른쪽 아래) 고 박환성 PD에게 쓴 편지/ 고 김광일 PD의 아내와 고 박환성 PD의 동생 ⓒ권용찬 한국독립PD협회 대외협력위원장

유가족들의 발언 이후, 두 PD의 유해와 유가족, 대표단을 태운 운구 차량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빈소는 27일 오후 9시 30분 무렵부터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지하 2층에 위치한 특1호실에 마련됐다.

고인들의 추도식(영결식)은 29일 오후 1시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영결식장에서 열리며, 발인은 30일 오전 7시다.

두 PD의 유가족과 한국독립PD협회 소속 PD들이 자발적으로 순번을 정해 상주 역할을 했으며, 100여 명이 넘는 조문객이 빈소를 찾는 가운데, 추혜선 정의당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도 상주를 자처해 빈소를 지켰다.

한편, EBS는 EBS 일산 신사옥 1층에 마련한 추모 분향소를 28일까지 열 예정이었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30일까지 추모의 시간을 가진다. 남내원 EBS PD협회 사무국장은 "유가족분들께서 EBS 측에 'EBS에 설치된 분향소에 고인의 유해를 모시고 EBS에 들르고 싶다'고 제안해주셔서, 기꺼이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며 "30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故 박환성 PD와 故 김광일 PD의 추도식은 29일(토) 오후 1시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영결식장에서 열리며, 발인은 30일(일) 오전 7시다. ⓒ한국독립PD협회
▲ 故 박환성 PD와 故 김광일 PD의 빈소는 27일 오후 9시 30분 무렵부터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지하 2층에 위치한 특1호실에 마련됐다. ⓒ권용찬 한국독립PD협회 대외협력위원장 
故 박환성 PD와 故 김광일 PD의 빈소는 27일 오후 9시 30분 무렵부터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지하 2층에 위치한 특1호실에 마련됐다. ⓒ권용찬 한국독립PD협회 대외협력위원장 
▲ EBS는 EBS 일산 신사옥 1층에 마련한 추모 분향소를 28일까지 열 예정이었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30일까지 추모의 시간을 가진다. ⓒ권용찬 한국독립PD협회 대외협력위원장 

다음은 고 김광일 PD의 아내가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낭독한 글 전문이다.

“김광일 피디는 정말 성실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비록 방송에 치이다 보니 시간은 부족했지만, 저에게는 따뜻한 남편이었고, 아이들에겐 멋진 아빠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없습니다.

이 사람은 15년동안, 독립피디로 방송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자신이 만든 작품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 사람이 남아공으로 떠나기 전에 제게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 이제 방송 그만해야 할 것 같아. 너무 힘들고 미래가 없어서...당신과 애들도 힘들고, 너무 미안해서 그만해야 할 것 같아’라고 말입니다.

독립PD란 직업이 사실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야 하고 가족보다 방송이 먼저야 하는 그 현실. 어느날부턴가 그 사람이 '자신이 원하고 바꾸고자 했던 세상은 만들기 어렵다고 이제 너무 지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나 이제 방송 일 접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기 전까지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하고자했던 작품을 완성 후에 진짜 정리해야겠다고 저에게 말하고 떠났는데...

진짜 마지막까지 자신이 원했던 작품과 함께 가족의 곁에서 떠났습니다. 너무 아픕니다. 이런 현실이.

그 사람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분들의 유작에 대한 완성과 방송계에서 고인들이 원했고 바꾸고자 노력했던 독립피디가 짊어져야 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떠난 저희 남편인 故 김광일 PD와 故 박환성 PD님이 모든 방송인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신 모든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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