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사장단, 방통위원장에 "구한말 위기 상황" 규제 개선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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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 취임 이후 지상파 사장단과 첫 정책간담회 "광고‧편성 등 비대칭 제도 개선 노력하겠다"
"과감한 내부 혁신...미디어 비평 등 저널리즘 기능 강화" 당부

27일 정책간담회를 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지상파 3사 대표단 ⓒ PD저널
27일 정책간담회를 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지상파 3사 대표단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지상파 3사 사장들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비대칭 규제 개선'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정부도 지상파가 공적 책무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지상파 3사 사장단의 첫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9일 취임한 한 위원장이 사업자와 가진 첫번째 정책간담회였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3사 사장들은 입을 모아 비대칭 규제 해소를 언급했다.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여전히 비대칭 규제에 얽매여 있다는 주장이다. 

박정훈 SBS 사장은 "올 연말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아마존이나 애플TV 같은 강력한 자본을 갖춘 사업체도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구한말 외세가 한국을 침탈했던 상황과 다르지 않다"며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관건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를 받고 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승동 KBS 사장 역시 미디어 생태계에서 공공미디어로서 지상파의 역할이 적지 않음을 강조했다. 양 사장은 "지상파가 살아나야 미디어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다"며 "과거 지상파 독과점 시대에 만들어진 규제들을 받고 있는데 글로벌 기업들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규제의 형평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승호 MBC 사장도 "공적 미디어로서 지상파의 책임과 의무는 저희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지금은 그런 책무를 국민들이 바라시는 수준까지 이행하기가 힘들 정도로 어렵다"며 "글로벌 OTT들과의 경쟁에 '웨이브'라는 OTT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지상파가 입고 있는 '규제의 갑옷'이 벗겨지지 않으면 결국 파도 속에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미디어 공공성의 약화를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로 꼽았던 한상혁 위원장도 "공공미디어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는 지상파가 재정적 위기와 사회적 영향력 하락에 직면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회와 시민사회는 지상파의 위기가 미디어 전반의 공공성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고, 저도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해 지상파도 과감한 내부 혁신을 통한 자구노력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한 한 위원장은 "정부도 지상파가 공적 책무 역할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광고‧편성 등 비대칭 규제들을 재검토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 기업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한 제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한상혁 위원장이 언급한 "비대칭 규제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현재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할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한상혁 위원장은 "미디어 비평 등 저널리즘 기능의 복원은 공정성 수호를 위한 지상파의 가치와 국민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적 미디어로서의 지상파 역할 강화를 다시 한 번 주문했다. '가짜뉴스'의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상파의 책무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3사가 지상파 위주 플랫폼에서 한국형 OTT인 '웨이브'를 설립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기대가 크다"며 "오랜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 우수한 국내 콘텐츠가 해외에 폭넓게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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